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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 강남역 택시 합승 허용 … 3명 탈 땐 동성끼리만

지난달 30일 오전 1시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강남역 인근 술집에서 부서 회식을 마친 회사원 장철순(31)씨는 택시를 잡는 데만 한 시간 넘게 걸렸다. 처음엔 콜택시를 불러 봤지만 ‘주변에 차량이 없습니다’는 문자메시지만 돌아왔다. 참지 못한 장씨는 결국 차들이 달리는 도로로 나갔다. 손님이 없는데도 ‘빈 차’ 등을 끈 채 “차고지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탑승을 거부하는 택시기사가 얄밉게 느껴졌다. 눈앞에서 몇 대를 놓친 장씨는 조수석 창문 틈으로 몸을 반쯤 구겨 넣고 기사와 승강이를 벌인 끝에 겨우 택시를 탈 수 있었다. 장씨는 “택시를 잡다 지쳐서 찜질방에서 잠을 잔 적도 많다”고 했다.



8월부터 … 승객 합의하에 3명까지
남녀 1명씩 탈 땐 남성이 앞좌석
“타 지역선 합승하면 과태료” 혼란
“강북선 택시 잡기 더 힘들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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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금요일마다 ‘승차거부 전쟁’을 치르는 직장인들에게 택시 합승제가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서울시는 금요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강남역에서 한시적으로 택시 합승을 허용하는 ‘택시 해피존’을 이르면 8월부터 2개월간 시범 운영하겠다고 31일 밝혔다. 해피존 내에선 승객들 합의하에 최대 3명(운전기사 제외)까지 택시 합승을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서울·경기도·인천 방면으로 나눠 합승이 가능한 승차대 3곳을 마련할 예정이다. 승차대가 아닌 곳에선 택시를 이용할 수 없으며 합승도 불허한다. ‘택시 전용 정류장’을 설치하는 셈이다. 시는 승차대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계도요원을 배치하고 경찰의 협조를 받기로 했다.



 택시 합승은 같은 방향으로 가는 승객들이 대상이다. 최초 승차지점에서만 합승이 허용되며 운행 중 추가 탑승은 불가능하다. 합승에 따른 안전 문제와 범죄 발생 가능성을 감안해 탑승인원 수를 제한하는 한편 이성(異性) 간 합승도 2인 합승에만 허용키로 했다. 이 경우 남성은 반드시 앞자리에, 여성은 뒷자리에 타야 한다. 3인 합승은 동성끼리만 할 수 있다.



 문제는 요금이다. 2인, 3인 합승마다 단거리·장거리 손님이 뒤섞여 다양한 경우의 수가 생긴다. 시가 정한 큰 틀은 미터기 요금을 기준으로 최대 20∼30%가량 요금을 할인해 주는 것이다. 양완수 서울시 택시물류과장은 “강남역에서 마포로 가는 손님 A와 일산으로 가는 손님 B가 합승했다고 가정할 때 A는 5%의 요금 할인을 받고 B는 20%의 요금 할인을 받게 된다”며 “가는 거리에 따라 다른 할인율이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합승제도의 적법성 판단을 위해 최근 국토교통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국토부는 “시민이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택시를 함께 이용하는 것은 택시산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16조 ‘합승행위 금지’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서울시는 시민들과 운수종사자의 반응이 좋을 경우 종로·홍익대 등 승차난이 심한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합승정책은 시 외곽으로 나가길 꺼리는 택시운전자의 운행방식과 심야시간대 승객들이 겪는 승차거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승대책에 대해 금요일 밤 강남역 일대로 택시들이 몰리는 등 혼란이 더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택시기사 전모(58)씨는 “지금도 심야시간대엔 택시들이 강남으로 몰리는데 앞으로 강북에서 택시 잡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합승하다 적발되면 과태료 20만원을 내야 하는데 강남역에서만 허용한다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했다. “남녀 자리를 각각 정해 놓고 3명이 탈 때는 무조건 동성이어야 한다는 조건은 지켜지기 힘든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택시업계는 수급 불균형을 일으킬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국철희 개인택시운송조합 이사장은 “여러 대의 택시에 나눠 탈 손님들이 한 택시에 타는 셈이어서 기사 전체로는 영업상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혁진·김나한 기자 analo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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