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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고 탁한데 빨려드네 … 도쿄 홀린 카우프만 목소리

도쿄에서 공연 중인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 현재 세계 극장의 티켓을 매진시키는 성악가다. 그는 “한때 노래가 너무 안 돼서 프로 성악가를 그만둘 고민까지 했었다”고 말했다. [사진 리키마루 호타]


지난 30일 도쿄 산토리홀.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46)의 목소리는 어두웠다. 빛깔도 독특했다. 탁하다 할 수 있을 정도의 음색이었다. 보통 기대하는 테너의 소리와는 거리가 있었다. 이 목소리가 카우프만을 세계 최정상에 올려놨다. 그는 2006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라 트라비아타’의 알프레도 역으로 선 후 일약 스타가 됐다. 이후 런던·밀라노·뮌헨·바이로이트 같은 세계적 오페라 극장의 섭외 1순위로 올라섰다.

30일 일본 산토리홀 공연 현장
오랜 조연·단역 거친 대기만성형
“음색 살리려 발성부터 다시 배워”
7일 서울 예술의전당 첫 내한공연
오페라 ‘토스카’ 아리아 등 노래



 하지만 대중의 눈에 보이지 않았던 기간도 있었다. 그는 1994년부터 독일 자르브뤼켄 극장 전속 가수로 노래했다. 2년 계약기간이 끝난 후 독립해 독일의 숱한 극장에 섰다. 배역은 조연·단역이었다. 30일 도쿄 공연 직후 만난 카우프만은 “전 세계 유명 오페라 극장이 저 멀리 달처럼 느껴졌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그 사이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카우프만은 자신의 목소리에 문제가 있는 것을 알았다. 목이 자주 쉬었고, 공연은 언제나 위태위태했다. 곳곳의 보컬 코치를 찾던 중 미국의 마이클 로즈를 만나게 됐다. 카우프만은 “그동안 노래했던 방식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알게 됐다. 고음에 지나치게 집착했고 턱에 힘을 너무 많이 주고 있었다”고 말했다. 발성을 몇 개월 동안 처음부터 다시 배웠다. 양쪽 엄지를 입 속에 넣고 노래부르는 연습만 수개월 했다.



 자신의 목소리를 찾은 것은 이때다. 카우프만은 “기존의 테너들을 따라하려고만 했지 내 목소리의 특징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지나치게 어둡고 탁하다는 면을 가리려고만 노력했던 것”이라고 했다.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자 청중이 그를 주목했다.



 어둡고 무거운 소리가 과연 테너에 어울리는지, 논쟁도 있었다. 일부 비평가들은 ‘남성 호르몬 과잉’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30일 도쿄 공연에서 카우프만은 독특한 음색이 사람들을 얼마나 사로잡는지를 증명했다. 슈만 가곡 ‘시인의 사랑’에서 그는 원시적인 남성의 목소리로 공연장을 채웠다. 물러서는 법 없이 밀고나가는 발성이었다. 피아노 반주로 독일 가곡을 부르기에 2000석짜리 산토리홀은 넓었다. 하지만 카우프만의 소리는 홀 크기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성량이 폭발하는 부분에서는 넓은 홀 구석구석에 숨소리까지 전달했다.



 카우프만은 이 목소리로 천차만별의 음악을 소화한다. 슈만·리스트·바그너처럼 서로 색깔이 다른 작곡가의 가곡은 물론이다. 독일·이탈리아·프랑스 오페라 등 각 장르마다 손에 꼽히는 주역이다. 카우프만은 “오랜 단역 생활, 내 소리에 대한 고민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철저하게 연구한 후 무대에 오른다. 가곡 또한 시(詩) 분석에서부터 시작하며 노래한다. 이날 무대에서도 오페라 주역 수준의 연기와 함께 가곡을 불렀다. 감정 과잉이란 비판이 나올 만한 장면이 보이기도 했지만 흡인력만큼은 분명했다.



 카우프만은 그동안 한국을 찾은 적이 없다. 국내 청중은 오페라 DVD와 음반으로만 노래를 들었다. 이제 어둡고 짙은 목소리를 확인할 무대가 열린다. 카우프만이 이달 7일 처음으로 내한 공연을 펼친다. 오후 5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이탈리아의 오페라 아리아를 위주로 노래한다. ‘토스카’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등에 나오는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소프라노 홍혜경도 한무대에 선다.



도쿄=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요나스 카우프만=1969년 독일 뮌헨 태생. 음악 애호가였던 부모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바그너를 들으며 자랐고 어린이 합창단에서 활동했다. 수학 전공으로 대학에 입학했다가 성악으로 바꿨다. 2006년 이후 ‘라트라비아타’ ‘토스카’ 등 고전 오페라뿐 아니라 바그너 ‘로엔그린’ ‘니벨룽의 반지’ 등에서도 주역을 맡고 있다. 폭넓은 레퍼토리가 특징이다. 2010·2013년 독일 에효 클라식(Echo Klassik) ‘올해의 성악가’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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