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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메르스 3차감염 차단에 방역 능력 다 쏟아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사흘 만에 두 배가 되면서 국민들의 불안이 심각하다.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11일 만에 감염자가 15명으로 늘었다. 사우디아라비아(1007명), 아랍에미리트(76명), 요르단(19명)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14일간의 잠복기를 감안하면 환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초 감염력이 약하다는 정부의 발표와 정반대다. 열이 나고 기침만 하면 메르스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하고, 휴가 나온 병사가 의심 환자로 분류돼 군 당국이 30명을 격리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병사가 휴가 나왔을 때는 어머니가 첫 감염자와 접촉하기 전이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이런 일이 일어났다.

 이런 소동은 메르스 대응과정에서 정부의 잇따른 실책이 자초한 것이다. 가장 큰 구멍은 초동대응 실패다. 이 때문에 첫 환자가 14명을 직간접으로 감염시키는 ‘수퍼 전파자’가 됐다. 11~17일 3개의 병원을 거치면서 바이러스를 퍼뜨렸다. 네 번째로 들른 서울의 한 종합병원이 그를 메르스 의심환자로 판정해 보고했으나 보건 당국이 무시했다고 한다. 여기서 하루 반을 까먹었다니 어이가 없다. 이 병원이 18일 오전 의심 증세를 첫 보고했는데도 방역 당국은 이 환자가 메르스 환자 미발생국인 바레인을 갔다 왔다는 이유로 하루 반 동안 깔아뭉갰다.

 감염병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 진압이다. 골든타임을 허비하지 않고 첫 환자의 동선과 밀접 접촉자를 추적했더라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초동단계부터 저인망식 그물을 치고 거기에 걸리는 것을 하나씩 확인했어야 한다. 이 원칙을 무시하면서 B병원에서만 12명의 감염자가 나왔고, 이 병원을 거친 감염자가 고속버스를 타고 이동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40대 회사원이 메르스에 감염된 채 중국으로 건너가는 어이없는 일까지 발생해 나라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방한하는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여름에 마스크를 쓰게 해 국가 이미지에도 먹칠을 했다.

 지금은 3차 감염 예방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3차 감염은 메르스 발생 이후 지난 3년 동안 세계 어디에서도 발생한 적이 없다. 정부가 민관합동대책반을 만들고 당뇨병 등을 가진 고위험자를 별도 시설에 격리하겠다는데, 만시지탄이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국민들도 각종 유언비어에 불안해하지 말고 차분히 대응해야 한다. 근거 없는 소문에다 정치적 해석을 덧붙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괴담을 퍼트리는 행위는 삼가야 할 것이다. 중국 인터넷에는 한국을 비하하는 각종 댓글이 난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마저 괴담을 퍼 나르는 것은 자해행위나 다름없을 것이다. 정부와 국민이 합심해 메르스에 대한 적합한 방역태세를 갖춰 추가 피해를 막고, 바닥까지 추락한 ‘메디컬 코리아’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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