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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졸속 처리로 후폭풍 자초한 국회법 개정안

여야가 합의해 통과시킨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청와대가 거부권 가능성을 굽히지 않아 험악한 대치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입법권에 대해 국회의 통제를 강화한 이번 개정안에는 법률 전문가들도 입장이 엇갈린다.



 우선 정부의 권한인 행정입법권을 입법부가 수정·변경토록 강제하는 건 위헌이란 지적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삼권분립에 위배되니 거부권을 써서라도 막겠다는 청와대의 주장이 지나치다는 비판 또한 적지 않다. 정부의 입법권은 국회에서 만든 법률이 위임한 결과일 뿐 정부의 고유권한은 아니라는 논리다. 그동안 정부가 만든 행정입법들이 상위법에 위배되거나 위임의 한계를 벗어난 경우가 흔했던 점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렇게 법조계와 학계의 입장이 확연히 갈리고, 삼권분립에 직결된 중대사안이 국회에서 졸속 처리된 것 자체가 큰 문제다. 여야는 그제 새벽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부대조건으로 국회법 개정안을 슬쩍 끼워넣었다.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을 고치지 않으면 개정안을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야당의 연계 전술을 여당이 청와대와 교감 없이 받아준 결과다.



 1997년 15대 국회에서 정부가 만든 시행령·규칙의 국회 통보를 의무화한 이래 많은 의원이 국회의 행정입법 통제권을 강화하는 법안을 제출해왔다. 하지만 이런 중요한 문제가 의원 법안 몇 개를 절충하는 선에서 처리돼선 안 된다. 여야는 물론 청와대와 정부, 시민까지 참여한 별도의 논의기구에서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듣고 여론도 수렴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이번 개정안은 이런 절차를 일절 생략하고 국민이 잠든 한밤중에 끼워팔기식으로 통과됐다. 후폭풍이 거셀 수밖에 없다.



 국사(國事)를 뒤흔들 수 있는 중대 법안을 국회가 졸속으로 처리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국회선진화법과 김영란법이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두 법 모두 여야 담합으로 전격 통과된 뒤 위헌 심판대에 올라 생사가 불투명한 신세가 됐다. 국회법 개정안도 이대로 가면 대통령의 거부권이나 헌법재판소의 심판 대상이 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청와대와 여야가 속히 마주 앉아 개정안의 독소는 빼고 양분은 늘리는 논의를 개시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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