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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메르스 환자 유입에 중국 보건당국 초비상

중국을 방문 중인 한국인 남성(44)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자 중국 및 홍콩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 남성은 중국에서 발생한 첫 메르스 환자다.

30일 신화망(新華網)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한국인 환자와 같은 비행기에 탔던 한국인 3명을 포함한 승객 18명을 격리해 정밀 검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홍콩에 입국한 지난 26일부터 메르스 바이러스 최대 잠복기인 2주일이 지난 다음달 9일까지 격리된다. 당초 격리 대상은 모두 29명으로 알려졌으나 이들 중 11명은 이미 홍콩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인 환자는 지난 26일 오후 항공편으로 홍콩에 도착했으며 이날 버스를 타고 중국 광둥(廣東)성으로 이동했다. 이에 따라 홍콩 정부는 환자와 같은 버스를 탔거나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200여 명에 대해서도 추적 조사를 벌이고 있다.



중국 보건당국도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메르스 환자의 발생 사실을 세계보건기구(WHO)에 즉시 보고하고, 전국의 병원 등 관계기관에도 통보했다. 중국 국가위생위원회는 메르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광둥성에 전문 의료진을 급파하고 감염 차단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관광 성수기를 맞아 여행객들이 몰리는 대도시들은 메르스의 전파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베이징 질병통제센터는 “베이징에 메르스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지만 그 피해를 최소할 수 있는 통제능력을 갖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2002~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사태 당시 진원지였던 광둥성 당국은 이번에도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자 크게 긴장하며 감염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콩과 광저우(廣州)에 있는 한국 총영사관도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현지 보건당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중국 의료전문가들은 300여 명을 숨지게 했던 사스 사태처럼 메르스가 급속히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주로 가까운 거리에서 접촉을 통해 전염되는 만큼 대규모 전염병으로 될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국은 “아직까지 메르스에 대한 특별한 치료법이나 백신이 없는 만큼 예방을 위해 개인위생을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중국 일부 언론들과 네티즌들은 우리 보건당국의 허술한 의료 관리체계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한국에서 메르스 감염 증상을 보였던 사람이 중국까지 와서 질병을 퍼뜨리는 것은 도덕성의 문제” “한국에 배상을 요구해야 한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한편 WHO는 “한국에서 메르스 환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사람을 매개로 한 바이러스 전파 등 3차 전염이 발생하지 않아 여행제한 등의 조치는 아직 필요치 않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안 린드마이어 대변인은 30일 “현 상황에서는 감염 경로가 특정 환자 1명과 관련된 것”이라며 “일반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한 검사를 비롯한 여행·교역과 관련된 제한 조치 등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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