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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영의 문화 트렌드] 포털의 문화 편집권은 누가 견제하나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의 밸런타인 데이 특집 온라인 미술전시.
“우리는 인터넷을 좀더 문화적으로 만들길 원합니다. 예를 들어 ‘사랑’으로 이미지 검색을 할 때, 사랑을 주제로 한 고금의 멋진 회화들이 많지만, 그들이 검색 상위에 잘 뜨지 않습니다. 우리가 그런 작품들을 온라인 전시할 때 '그림들의 조회 수가 증가함으로써' 그들이 좀더 검색 상위에 뜰 수 있습니다.”

구글 컬처럴 인스티튜트의 총괄인 아밋 수드가 이달 중순에 방한했을 때 한 말이다. 그는 올해 초 밸런타인 데이 특집 온라인 전시로 구스타프 클림트와 한국 화가 안창홍의 ‘키스’ 그림들을 소개했던 것을 예로 들었다.

수드는 2011년 구글 아트 프로젝트를 창립했다. 세계 미술관들과 제휴해 미술관 가상 투어와 명화들의 고해상도 디지털 이미지 감상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아트 프로젝트를 포함한 컬처럴 인스티튜트는 각종 유물, 기록유산 등도 온라인으로 전시한다.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60개국 700여 기관이 파트너다. 수드의 이번 방한 때 국립현대미술관, 아름지기 등 10개 기관이 추가로 참여했다. 신규 서비스 중에는 최초의 한글 요리책 『음식디미방』의 각종 조리법을 영어로 소개하는 것도 있다.

구글의 행보에 문화 향유자로서 즐거움과 함께 불안감도 느낀다. 구글 아트 프로젝트가 생긴 후 내가 즐겨 찾던 몇몇 명화 소개 외국 웹사이트가 문을 닫았다. 구글은 중립적 통로 대신 문화소비자 방문 트래픽을 빨아들여 제국이 되고 있는 게 아닐까?

물론 그렇지 않다고 구글은 늘 강조해왔다. 이번 방한 때 수드는 구글의 역할이 문화 정보를 찾는 이들과 그 정보를 가진 각종 문화기관을 연결해주는 것이며, 그 기관들로의 방문자 유입도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연결통로 또한 완전히 중립적일 수 없다. “인터넷을 좀더 문화적으로 만들겠다”는 수드의 말이야말로 구글의 편집자적 영향력을 내포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는 부인하면서 “컬처럴 인스티튜트에 등록되는 작품은 파트너 문화기관이 선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편집자라고 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세세한 부분에서는 그럴 것이다. 그러나 어떤 기관과 제휴하고 어떤 온라인 전시를 상위에 노출시키느냐에 따라 큰 틀에서 검색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미지 검색에서 예술작품들이 상위로 가게 하는 것 자체가 예술애호가들에겐 반가운 일이나 중립적인 건 아니다.

반대로 포털이 완전 중립적일 경우,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면서 저질 정보들이 검색 상위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포털의 편집자적 기능은 문화 소비자의 입장에서 딜레마다. 포털이 질 좋은 정보가 상위에 노출되도록 편집자 역할을 하게 할 것인가, 아니면 이런 역할이 포털의 권력을 초래하므로 반대할 것인가. 편집자적 기능이 상대적으로 강한 국내 대형 포털들의 경우에는 이 문제가 더 두드러진다.

구글의 최근 행보를 보고 있으면, 포털이 편집자적 기능을 갖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일지도 모른다. 그 경우 그런 편집자적 권력에 대해 어떻게 균형적 견제가 이루어질 수 있는지, SNS가 견제를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볼 문제가 아닌가 싶다.

문소영 코리아 중앙데일리 문화부장 sym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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