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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에코세대’의 등장…주택시장이 젊어졌어요

요즘 글로벌 정치무대에 새로운 스타가 등장했다. 인도 총리 나렌드라 모디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호에서 “왜 모디가 중요한가”라며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그는 세계 정치·경제에서 ‘은둔의 나라’인 인도를 깨우고 있다.

세계가 모디 총리에 주목하는 것은 그가 이끌고 있는 인도의 덩치 때문이다. 국토면적이 대한민국의 30배가 넘는 인도는 중국에 이은 세계 2위의 인구(12억여 명)를 자랑한다. GDP(국내총생산)가 2조478억달러(세계 10위)로 우리나라(1조4495억달러, 세계 13위)보다 앞선다.

세계경제를 견인해온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인도가 새로운 성장엔진이 되길 세계가 바라고 있다. 그래서 타임은 “세계는 글로벌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인도를 필요로 한다”며 모디 총리를 추켜세웠다.

국내 주택시장에도 ‘신성장동력’이 나타났다. 30대다. 주된 주택 수요층이던 40~50대가 30대로 바통을 넘겨줬다. 40~50대가 2008년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집값 하락에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는 사이 30대가 주머니를 열기 시작했다. 지난해 이후 주택매매거래량 급증과 분양시장의 열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전국 295개 부동산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0대의 주택구입이 늘고 있다. 올 들어 1~5월 주택을 구입한 사람 4명 중 한 명(25.5%)이 30대 이하였다. 비중이 지난해 하반기(23.1%)보다 2.4% 포인트 높아졌다. 서울·수도권에서 30대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22.3%에서 26.7%로 올라갔다. 반면 40대의 비중은 비슷했고 50대 이상은 하락했다.

올 들어 30대 이하 주택구입자 늘어

분양시장은 더 젊어졌다. 주거복지연대 장성수 전문위원의 조사에 따르면 4월 서울·수도권에 분양된 18개 아파트의 30대 당첨자가 5명 중 2명 꼴이었다. 전체 9959명 가운데 30대가 38.4%로 40대(27.7%)와 50대(16.9%)를 제쳤다. 새 아파트 계약자도 30대가 대세다. GS건설이 4월 계약한 김포시 한강센트럴자이 2차의 30대 계약자 비율이 45.6%로 40대(28.8%)보다 훨씬 높다. 삼성물산이 짓는 서울 광진구 자양동 프리미어팰리스 30대 계약자가 41.9%로 40대(29.5%)를 능가했다. 분양 관계자들은 30대 계약자 비중이 10% 포인트 가량 높아졌다고 말한다.

30대는 강한 주택구매 의지를 보이고 있다. 얼마 전 국토부가 전국 신혼부부 147만7723가구를 대상으로 한 ‘신혼부부 주거실태 조사’에서 서울·수도권 신혼부부 10가구 중 8가구꼴인 82.6%가 “내 집을 꼭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다.

국토부의 주거실태 조사에서 “내 집 마련이 꼭 필요하다”는 서울·수도권 응답자 비율이 2010년 81.8%에서 2012년 66%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75.%로 성큼 뛰었다. 30대의 주택수요 의식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0대가 주택구입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 전세난에 ‘뿔’났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중반 집으로 재미를 봤다가 금융위기 이후 집값 하락으로 전전긍긍하던 부모세대를 보며 처음엔 주택구입을 주저했다. 그러다 결혼 등으로 현실에서 전세난을 몸으로 느끼면서 매수로 돌아섰다.

신혼부부 조사에서 응답자의 67%가 내집 마련 필요성으로 ‘주거 불안정 해소’를 꼽았다. 전세난이 극심한 서울·수도권은 72.8%나 됐다.

30대의 주택시장 전면 등장은 세대 교체를 의미한다. 현재 30대는 베이비부머의 자식인 ‘에코(echo)세대’다. 한국전쟁 뒤 1955~1963년 대거 출생한 베이비부머는 2000년대 초·중반 주택시장 활황기를 주도했다. 에코세대는 1979년부터 1980년대 중반에 태어났다. ‘에코’는 베이비부머가 메아리(eco)처럼 다시 출생 붐을 일으켰다고 해서 붙여졌다.

에코세대 파워, 베이비부머 세대 못 미쳐

에코세대는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주택시장의 새로운 기대주로 관심을 끈다.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를 기준으로 통계청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979~1985년에 태어난 에코세대는 510만명으로 베이비부머(695만명)보다 작지만 전체의 11%를 차지한다. 곧 30대에 접어드는 1990년생까지 포함하면 베이비부머 세대보다 많은 953만명으로 인구 5명당 한 명 정도다. 전체 에코세대의 절반이 넘는 497만명(52.1%)이 서울·수도권에 살고 있다. 에코세대는 학력이 높고 둘 중 한 명이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이거나 사무종사자다.

하지만 에코세대의 파워는 베이비부머에 못 미칠 것 같다. 집값 전망에 대한 인식이 달라서다. 베이비부머는 집값이 많이 오를 것으로 보고 ‘질렀다’. 달라진 주택시장 안팎의 여건에서 에코세대는 더 이상 시세차익을 노리고 지르기 힘들다.

에코세대의 앞길에는 고령화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우리나라는 2020년이 되기 전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감소도 뒤따르게 된다.

주택시장의 세대교체가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오지만 앞선 세대를 뛰어넘는 활약을 기대하긴 힘들어 보인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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