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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학 바둑 영재 소년체전서 겨룬다

마인드 게임인 바둑이 스포츠로 공식 데뷔한다.

 바둑은 30일부터 제주특별자치도 일원에서 열리는 제44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참가한다. 국내에서 바둑이 스포츠의 정식 종목으로 대접받는 것은 이번 전국소년체전이 처음이다.

 바둑은 한때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트였다. 동네 어귀에서 바둑을 두는 어르신들 모습은 우리네의 익숙한 풍경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다양한 놀거리가 생겨났고 바둑 인구도 점점 줄어드는 위기에 맞닥뜨렸다. 이에 바둑은 새로운 환경에 정착하고 저변을 확대고자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스포츠화의 길을 걸어왔다.

 육체를 직접 쓰지 않지만 바둑이 두뇌 스포츠라는 데는 이견이 많지 않다. 이태영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바둑은 뇌 기능을 활발하게 쓰기 때문에 두뇌 스포츠가 맞다”며 “연구 결과 특히 시공간 기능이나 계산 능력을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목진석 9단은 “바둑은 두뇌를 이용해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 경기”라며 “다른 종목보다 변화도 많고 깊이가 있을 뿐 아니라 스포츠인이 가져야 할 ‘정도(正道)’ 같은 마음가짐이 요구되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바둑의 스포츠화는 바둑이 발달한 아시아 국가들에서 공통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특히 중국은 2001년부터 바둑을 스포츠로 인정, 대중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바둑 세계 최강자를 다수 배출한 한국이 오히려 10여 년 정도 뒤처진 꼴이다. 일본은 내년에 바둑을 정식 종목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뒤늦게 바둑 스포츠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대한바둑협회가 2002년 대한체육회의 인정단체로 승인됐고, 2009년 2월 대한체육회의 55번째 정식 가맹 단체가 됐다. 이듬해에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해 전 종목을 석권하는 쾌거를 올렸다. 그리고 올해 초 열린 대한체육회 제12차 이사회에서 바둑이 전국소년체전의 정식 종목으로 편입됐다.

 올해 44회를 맞는 전국소년체육대회에는 총 17개 시·도에서 선수·임원 등 1만7000여 명이 참가해 기량을 겨룬다. 이번 대회 전체 경기 종목 수는 초등부 19종목, 중등부 35종목이다. 그중 바둑은 초등부와 중등부에서 각각 남녀 단체전이 열린다. 총 4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강영진 대한바둑협회 전무이사는 “이번 전국소년체전은 바둑이 정식으로 채택된 이후 처음 열리는 데뷔 무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바둑이 스포츠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둑 종목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대한바둑협회(회장 홍석현) 산하 16개 시·도 바둑협회에 2015년도 선수등록을 마친 학생 중 각 시·도 선발전을 거쳐 뽑혔다.

 앞으로 바둑이 스포츠 무대에 설 기회는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 충청남도에서 열리는 제97회 전국체육대회부터는 정식 종목으로 경기가 벌어진다. 조훈현 9단은 “바둑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포츠화를 통해 대중적으로 가야 한다”며 “팬이 없는 종목은 결국 죽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스포츠로의 저변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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