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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의 은퇴 팁] 물가 오르면 더 받는 국민연금

서명수
‘조삼모사(朝三暮四)’ 고사는 사리를 바르게 판단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을 비유할 때 사용된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따지면 조사모사의 원숭이들은 사람못지 않게 똑똑한 선택을 했다. 똑같은 먹이라도 아침과 저녁은 분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서 저녁까지 하루 물가상승률을 1%라고 가정하자. 이 경우 아침 3개, 저녁 4개의 현재가치는 ‘3+4/1.01=6.96’이 된다. 이를 아침 4개, 저녁 3개로 바꾸면 ‘4+3/1.01=6.97’다. 두 방식의 차이는 0.01개다. 아침에 더 먹는 것이 저녁에 더 먹는 것보다 0.01개 이익이란 결론이다. 만약 물가가 2%로 오르면 둘의 현재가치는 줄지만 차이는 더 벌어진다. 이 차이가 지금은 미세하지만 오랜 세월이 쌓인다면 무시할 수 없는 양이 된다.

 조삼모사는 미래의 보상보다는 현재의 이익을 선택하는 인간의 행동심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조금만 참으면 지금보다 나은 미래가 주어진다 해도 어지간해선 현재와 미래를 바꾸지 않으려고 한다. 그건 시간 때문이다. 경제적 선택은 시간의 절대적인 지배를 받는다. 물가나 금리가 오르거나, 예기치 못한 돌발사태가 터지면 미래의 시점에선 현재의 모습을 기대할 수 없다. 행동경제학자들이 ‘많은 사람이 현재에 중독돼 있다’고 말하는 건 이같은 이유에서다. 결국 시간이란 위험을 누그러뜨린다면 현재 중독증도 고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민연금이 빼어난 노후복지 수단이라고 말하는 것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해마다 물가가 오르는 만큼 연금수령액도 늘어난다는 의미다. 어떤 연금상품도 국민연금만큼 물가를 감안한 실질수익이 뛰어난 건 없다.

서명수 객원기자 seom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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