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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요노, "한국은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균형 잡아야"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단순히 만나기만 해선 안 된다. 진실된(genuine) 관계를 맺어야한다”



제주포럼 참석차 방한한 유실로 밤방 유도유노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2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일본도 향후 10년(decade)안에 과거 무슨 일을 했는지 밝힐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재임시절 불안했던 인도네시아 정정을 안정시키고 나라의 격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 유도유노 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도 네덜란드에 장기간 적개심을 품었지만 과거에 얽매여선 미래가 없다는 깨달음으로 결국 화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도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시아의 최고 관심사는 중국의 부상이다. 요즘 중국은 남중국해에 세력을 확대해 주변국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중국도 친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 거다. 따라서 주변 국가들의 말에 전적으로 귀를 닫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이 일방적으로 행동하면 결국 중국이 손해를 본다. 아시아의 모든 국가들이 한목소리로 이런 메시지를 던져야한다. 그러면 중국도 경청할 것이다. 국가는 결국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게 마련이다. 그게 없으면 경제가 성장할 수 없다.”



-동북아는 경제적으론 협력하나 정치적으론 대립하는 ‘아시아 패러독스’가 심각하다.



“동남아도 60년대엔 서로 심하게 반목했다. 그러나 차차 신뢰를 쌓고 ‘기브 앤 테이크’ 관행을 확립하면서 불화가 해소된 끝에 아세안이 탄생했다. 동북아도 우선 신뢰를 쌓아야한다. 한중일이 기브 앤 테이크 관행을 축적해가는 게 방법이다.”



-한국이 신뢰를 쌓아가고 싶어도 일본이 자꾸 과거사 도발을 하니 문제다.



“한국의 비통한 과거사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앞을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모두는 친구가 필요하다.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도 내다보는 균형을 유지해야한다. 현 세대가 못하더라도, 다음 세대에선 적절한 균형을 잡을 능력이 생길 것이다.다.”



-인도네시아도 장기간 네덜란드의 식민지배를 당했는데.



“인도네시아도 해방이 된 뒤 20년 가까이 네덜란드에 적대감을 풀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왜 우리가 과거만 쳐다봐야하냐는 자각을 하게 됐다. 때맞춰 네덜란드도 인도네시아를 위해 뭔가 해야한다고 깨닫기 시작했다. 그래서 양국이 서로 많은 노력을 한 끝에 화해할 수 있었다. 내가 대통령 재직 시절 네덜란드 장관이 인도네시아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게 대표적인 예다. 일본도 한국과 공개적으로 솔직하게 과거사를 놓고 대화한다면 화해가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야하나?



“두 정상이 단순한 만남을 넘어 진실된 관계를 맺어야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일본이 10년 안에 태평양 전쟁 때 저지른 일들을 밝힐 것이라고 본다. 일본이 그럴 의향이 있다면 좋을 것이다.”



-아시아 핵심축인 중국과 일본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두 나라가 영토분쟁과 라이벌 의식을 극복하고 협력을 확대하지 않는다면 아시아에 좋은 일이 아니다.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국과 일본은 한국을 라이벌로 보지 않는다. 한국이 손만 내민다면 양국은 중재자 역할을 맡길 거다. ”



-마치 정부가 올해 안에 제주에서 한중일 정상회담을 열자고 제의했다.



“좋은 제안이다. 아세안이 한중일과 함께 ‘아세안+3’대화를 계속해온 걸 기억하라. 한중일이 반목하면 ‘아세안+3’도 위험해진다. 한국이 조속히 3국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바란다”



-인도네시아는 북한과도 가까운데.



“북한은 어려운 문제다. 6자회담이 답보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마음을 돌릴 나라는 중국뿐이나, 중국은 북한을 설득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듯하다. 그런 만큼 인도네시아는 남북이 중재 역할을 요청하다면 기꺼이 응할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적) 태도에 변화가 없는 한 북한이 ‘평화와 번영의 아시아 체제’의 일부라고 보기 어렵다. ”



-미국의 ‘아시아 회귀’에 중국이 반발해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는데



“미국 입장에서 아시아 회귀는 합리적 선택이다. 그래서 일본과 손잡은 것이다. 중국이 이에 반발하는 것도 중국 입장에선 합리적 행동이다. 그러나 아시아에서는 힘의 균형이 유지돼야한다. 한중일도 아세안도 미국도 다 태평양 국가다. 이 모든 국가들이 긍정적 관계를 이어가면 균형이 유지된다. 어느 한 나라가 아시아를 장악하면 안 된다. 나는 10년 전 이런 골자의 ‘힘의 균형’ 이론을 역설한 바 있다.”



-한국은 ‘아시아의 힘의 균형’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한국은 강한 경제력과 성공적인 국가운영으로 아시아 모든 나라의 존경을 받는 중견국(middle power)이다.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 상호존중 원칙아래 평화를 증진하고 경협을 확대하면 한국의 입지는 더욱 커질 것이다.”



유지혜 기자

[사진 중앙포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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