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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박 대통령의 방미를 어떻게 성공시킬 것인가

[일러스트=김회룡]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박근혜 대통령의 6월 중순 방미가 성공하도록 돕기 위해 여러 가지 제안이 나오고 있다. 한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방미에 대한 맞대응을 주문한다. 아베 총리의 역사 수정주의를 부각시킬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환대’의 격(格)이 아베 총리나 지난해 9월 미국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경우보다 한 등급 아래가 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베 총리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나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등 일정한 성공을 거둔 만큼 이에 상응하는 성과를 박 대통령이 내게 하기 위해 직업 외교관들은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분주하다.



 나는 이런 접근법들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나 같으면 박 대통령 방미의 성공을 위해 다음 다섯 가지를 고려하겠다.



 첫째, 박 대통령의 방미가 아베에 대한 반박의 성격을 띠어서는 안 된다. 현재 일본은 미국 국민이 아시아에서 가장 신뢰하는 국가다. 아베 집권 후 미국인들의 일본에 대한 호감은 더 커졌다. 아베 총리가 미국 의회에서 연설할 때 과거사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국 언론인, 정책결정자, 정치인이 많다. 하지만 일반 미국인들은 아베 연설에 대체적으로 만족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마도 역사 문제에 대한 박 대통령의 견해에 상당히 공감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조용히 협력해 일본이 8월에 보다 전향적인 성명을 내도록 만드는 방안을 생각해 내야 할 것이다.



 둘째, 긍정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박 대통령의 ‘아시아 패러독스’는 동북아 국제관계에 대한 기민한 관찰이다. 하지만 ‘아시아 패러독스’는 정책이 아니다. 청와대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NAPCI)은 이슈를 다룰 포럼에 맞는 흥미로운 제안이다. 하지만 전략이 아니라 과정을 위한 제안이다. 이번 방미 기간에 박 대통령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한국이 미국의 파트너로서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국제 문제에 대한 관찰이나 과정을 위한 제안으로 그러한 능력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박 대통령이 그가 그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래에 대해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소중히 여기는 민주주의적 규범을 증진하기 위한 미래 말이다. 규칙에 입각한, 또 개방적인 미래다. 국제 갈등을 무력이 아니라 외교와 대화로 해결하는 미래다. 여러 문화와 유산이 꾸준히 통합되는 21세기형 미래 질서 말이다. 한국인들은 그러한 미래 비전을 매우 권위 있고 신뢰성 있게 개진할 수 있다. 한국이 중국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걱정하는 일부 미국인들은 민주주의적 규범에 대한 한국의 결의를 확인하고 안도할 것이다.



 셋째, 미 행정부가 북한 문제에 집중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평양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는 더욱 더 호전적인 김정은의 행태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더 큰 압력을 가할 것을 선호하지만,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박 대통령은 이라크·이란·우크라이나를 주시하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가 한반도 문제로 시선을 돌리게 만들어야 한다. 한반도는 아베 방문의 주요 테마가 아니었다. 9월에 미국을 방문하는 시진핑 국가 주석 또한 한국 문제에 포커스를 맞출 가능성이 작다. 박 대통령의 방미는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다시 집중하도록 하는 방문이어야 한다.



 넷째, 한반도 문제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부족하다. 백악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기억해야 할 게 있다. 미국 대통령은 여러 개의 위기를 동시에 다뤄야 한다. 오바마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아마도 붕괴되고 있는 미국의 대(對) 중동 전략일 것이다. 박 대통령이 중동 문제, 기후 변화, 우크라이나 문제 등에 대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한다면 오바마 대통령은 분명히 경청할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에 그는 한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더욱 열심히 할 것이다.



 다섯째, 어떤 사진이 나올지 생각해야 한다. 99%의 미국인들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사나 공동성명을 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양국 정상이 우의를 과시하는 사진은 기억할 것이다. 같이 운동을 하는 모습이건 같이 산책하는 모습이건 뭔가 좋은 사진 거리가 필요하다. 캠프데이비드는 모기가 너무 많은 게 흠이다. 링컨기념관은 아베가 이미 간 곳이기에 탈락이다. 한국전참전용사기념비에 함께 가는 것이 좋을 듯싶다. 미국 학생들이 한국어나 태권도를 배우는 학교에 같이 가는 것도 좋다(내 아들과 딸은 태권도를 통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데 그들은 이를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100만 마디 말보다 제대로 된 사진 한 장이 낫다.



 확실한 것은 백악관이 성공적인 한·미 정상회담을 간절히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모든 면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세계 지도자 중 한 사람이다. 이게 가장 중요한 사실이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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