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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MB 정권 두 장관의 날선 설전

“북한의 비핵화 이후 관계 정상화를 추진할 게 아니라, 관계 정상화 이후 비핵화를 추진해야 한다”(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우리가 그간 북한에 얼마나 많이 속아왔나. 안보가 중요하다. 어떤 조건 하에서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야 한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과 관계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건 별개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와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도입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에 대비해야 한다”(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

6.15 남북정상회담(2000년)을 이끌었던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과 연평도 포격(2010년 11월 23일) 당시 국방부 장관을 지낸 김태영 전 장관이 맞붙었다. 제주포럼 이튿날 ‘한반도 통일의 경로’ 세션에서다. 대화 담당 통일부와 안보 담당 국방부라는 차이 외에도 김대중 정부와 이명박 정부 출신으로서 두 정권의 입장차를 그대로 대변하는 자리였다.

포문은 김태영 전 장관이 열었다. 김 전 장관은 “통일을 위해선 모든 걸 희생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는데 전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민주주의ㆍ시장경제에 바탕을 둔 통일을 바란다면 남한이 북한에 비해 국가체제, 국가능력, 군사능력 면에서 우위에 있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핵이나 장거리 미사일을 가질 수 없다면 이를 막을 수 있는 ‘사드’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동원 전 장관은 정 반대의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쿠바와 관계 정상화를 선언하면서 ‘어떤 나라를 실패한 국가로 몰아붙이는 것보다는 개혁을 독려하는게 더 났다. 미래를 위해 과거의 족쇄를 부숴버리기로 결단했다’고 했다”며 “미얀마·쿠바·이란과 관계 정상화를 한 미국의 결단이 (핵)문제 해결의 열쇠”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즉각 “북한이 핵을 개발하게 된 이유가 미국 때문이라고 한다면 그건 조금 앞뒤가 바뀐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우리가 핵을 가질 수 없으니 북한이 핵 미사일로 공격해올 때 적을 들여다볼 수 있고, 공격하기 전에 선제타격으로 제거할 수 있는 방탄조끼 같은 사드나 패트리어트를 갖춰야 한다”고 응수했다. 임 장관은 결국 “국방장관 하신 분의 입장으로선 그래야죠. 저도 이해합니다”라며 논쟁을 마무리했다. 두 전직 장관의 뜨거웠던 ‘통일’세션 외에도 이날 ‘국제법상 사이버범죄, 테러 및 전쟁의 규제'세션과 '동아시아 공동체의 미래' 세션 등 20여 개의 다양한 세션이 진행됐다.

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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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