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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 근조 화환, 알고보니 중국산

지난 20일 오전 부산항 신선대부두. 중국산 국화 15만 송이가 실린 냉장 컨테이너가 검역을 기다리고 있었다. 윈난(雲南)ㆍ푸젠(福建)성 등 중국 남부에서 온 국화다. 이를 수입한 김모(51)씨는 “장례식장용 근조 화환 제조업자들의 주문을 받아 수입한 것”이라며 “검역을 마치면 경매 같은 절차 없이 주문자에게 바로 직송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충남 천안시의 한 화원. 주인 윤모(43)씨가 냉장 창고에서 국화를 꺼내 근조(謹弔) 화환을 만들었다. 모두 중국산 국화였다. 그는 “국산보다 값이 훨씬 싸 중국산을 쓰게 됐다”며 “근처 업체들도 거의 다 중국산을 쓴다”고 말했다.

중국산 국화가 근조 화환과 장례식장 헌화용 국화 시장을 점령하다시피 했다. 싼 가격 때문이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2011년 1368t이었던 중국산 국화 수입량은 지난해 3458t으로 3년 새 2.5배가 됐다. 거의 전부 조화(弔花) 시장에 공급되는 국화다. 값은 관세 25%를 붙여도 한 단(20송이)에 5000~7000원으로 국내산(1만~1만2000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꽃을 생산자 모임인 한국절화협회는 중국산 국화가 국내 조화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온이 떨어지는 10월 하순부터 4월까지는 중국산 국화가 근조 화환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난방할 필요가 없는 따뜻한 남쪽 지역에서 생산해 국내산과 가격 차가 더 벌어지기 때문이다.

중국산 국화는 2000년대 후반 들어 들어오기 시작한 뒤 수입이 급증했다. 화환업자 입장에서 원료비가 적게 들어 이익이 많이 남기 때문이다. 장례식장에서 흔히 보는 10만원짜리 지름 70㎝ 근조 화환을 만드는 데 국내산 국화는 6만원어치, 중국산은 3만~4만원어치가 필요하다. 영업직을 맡아 고객 관리상 근조 화환을 많이 보낸다는 김영환(47ㆍ서울 은평구)씨는 “화환 제조업자만 큰 이익을 남기는 것 아니냐”며 “화환에 원산지 표시를 하고, 중국산은 값을 내리는 게 온당하다”고 말했다.

중국산 국화가 넘치면서 국내에선 국화 재배 농가들이 속속 문을 닫고 있다. 2007년 1276가구에서 2013년 905가구로 29% 감소했다. 한국절화협회 홍영수 사무국장은 “현재 판매 진열장에는 국화 원산지를 표시하게 돼 있지만 전화 주문을 하는 특성상 소비자는 이를 보지 못한다"며 "소비자 권리 보호를 위해 근조 화환 자체에도 원산지 표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태우ㆍ송봉근 기자 kang.tae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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