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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 실족사, 지방청 폭행치사로 바뀌어

일선 경찰서에서 실족사로 결론 난 사건이 상급기관의 수사에서는 폭행치사로 바뀐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실한 초동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월 14일 오후 10시쯤 충남 서천군 종천면의 한 모텔 주차장에서 회계사 노모((37)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노씨는 서천 A신협 정기 회계감사를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첫날 감사를 마치고 오후 7시부터 신협 직원들과 저녁식사를 한 뒤 9시50분쯤 호텔에 투숙했다. 그런데 불과 10분 뒤 동행한 신협 직원이 주차장에 숨져 있는 노씨를 발견해 신고했다.

노씨는 호텔에 투숙 전 식당 앞에서 신협 직원 박모(32)씨와 다툼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가 폭행을 당하는 장면은 택시기사, 대리운전기사에게 목격됐다. 숨진 노씨의 목에는 상처가 발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박씨 등은 경찰에서 “폭행하지 않았다. 술을 마시고 시비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사건을 담당한 서천경찰서는 노씨가 실족사한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직접적인 사인은 추락사였다.

당시 서천경찰서 관계자는 “CC(폐쇄회로)TV 동영상과 목격자 등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한 결과 타살 혐의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노씨가 실족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다며 수사팀 교체와 재수사를 요구했다. 결국 이 사건은 지난 3월 상급기관인 충남지방경찰청으로 넘겨졌다. 충남경찰청은 노씨의 사망에 신협 직원들이 연관이 있다고 판단, 박씨 등을 조사한 끝에 폭행 사실을 밝혀냈다. 조사 결과 박씨 등 3명은 1일차 회계감사가 끝나고 함께 저녁 식사를 하다 노씨에게 시비를 걸고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폭행은 호텔에 도착해서도 계속됐다. 노씨가 호텔 객실로 들어간 다음 박씨 일행이 또 다시 폭행하기 위해 방으로 들어오자 이를 피하다 주차장으로 떨어졌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4개월 여 만인 21일 노씨를 때리고 위협을 느끼게 해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박씨를 구속하고 같은 신협 직원 최모(36)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충남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서의 수사가 부실했던 게 아니라 시간이 짧았기 때문”이라며 “어는 곳에서 수사했어도 같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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