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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아이켄베리 "일본 스스로 발목 잡고 있다"

국제정치학 석학인 존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대 교수가 “일본이 스스로 발목을 잡고 있다”고 일침을 놨다. 20일 개막한 2015 제주포럼의 ‘지정학을 넘어서:신뢰와 화합의 새로운 동북아 정치를 향하여’ 세션에서다.

아이켄베리 교수는 “일본이 현재의 입지를 잃지 않고 강국으로서 위치를 유지하려 한다면 과거사 청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며 “한국·중국과 반목을 키우는 건 자기 발목을 잡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강력하던 80년대 후반 당시 역사 문제를 해결했었어야 했다”며 “아베 총리가 정치적 입지가 단단한 만큼 역사문제나 주변국 갈등 해결에 좀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켄베리 교수는 중국의 부상과 미ㆍ일 동맹 강화 등 동북아 지정학의 부활을 두고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 무티아 알라가파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 런샤오 푸단대 교수와 토론하는 과정에서 아베 총리에게 조언했다. 그는 “일본은 지금 방위태세를 재정립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평화)헌법 개정 논의를 하고 있다”며 “이는 일본이 하드파워에 힘을 쏟으며 전후에 쌓아온 소프트 파워를 무너뜨리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이 2차대전 후 평화헌법 하에서 핵을 보유하지 않으면서도 인간안보ㆍ공적원조(ODA) 등 국제원조를 통해 존경받는 역할을 해 오던 흐름과는 다른 모습이라는 것이다. 아이켄베리 교수는 일본의 이런 움직임이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안보딜레마’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일본과 중국 모두 서로 손해보는 게임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역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그는 “한국과 중국 모두 국내 문제가 있을 때 외부로 관심을 돌리는 방법으로 일본 문제를 끌고 들어온다”며 외교에 국내정치를 끌어들이지 말기를 조언했다.

제주=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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