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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여류국수 오른 박지연, “무조건 이기겠다는 생각 버리니 결과보다 과정 즐기는 여유 생겨”

박지연(24·사진) 4단이 두 번째 여류국수 타이틀을 차지했다.

 18일 서울 마장동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20기 가그린배 프로여류국수전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박지연 4단은 김신영 초단에게 306수 만에 반집승하며 종합전적 2대 1로 우승했다. 박 4단은 이번 우승으로 가산점 200점을 받아 ‘간단한 기교를 부릴 줄 안다’는 소교(小巧·4단의 별칭)에 오르는 겹경사를 누렸다. 우승 상금은 1200만원.

 -두 번째 여류국수전 우승 소감은.

 “지난번 우승보다 이번이 더 감회가 새롭고 기쁘다. 작년과 재작년에 바둑에 대한 혼자만의 고민이 있었는데, 마음을 다스리고 난 뒤 거둔 성과라 개인적으로 더욱 특별한 것 같다.”

 -바둑에 대해 어떤 고민을 했나.

 “바둑을 계속할까에 대한 고민이었다. 여섯 살 때부터 재미있다는 이유로 바둑을 계속해 왔다. 그런데 갑자기 내가 바둑을 왜 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특히 승부에서 질 때마다 급격히 바둑이 싫어졌다. 스스로 바둑을 하는 의미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거 같다.”

 - 바둑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2013년 제14기 STX배 여류명인전과 제18기 여류국수전에서 연달아 준우승을 했다. 나름 우승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결승에서 잇따라 지고 나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졌던 것 같다.”

 - 그래서 내린 결론은 무엇인가.

 “바둑이 역시 재미있다, 아직은 바둑을 계속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간 여자 프로선수들에게 조언도 많이 구하고 다른 분야의 사람들도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바둑을 둘 때 달라진 점이 있나.

 “예전에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 바둑을 둬서 돈을 벌고 명예를 얻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바둑을 둘 때 괴로웠다. 이제는 한발 물러서서 결과보다는 과정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바둑을 두는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게 정말 많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나.

 “여섯 살 때 바둑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 나의 삶 대부분은 바둑에서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둑은 첫 수부터 마지막 수까지 혼자 두는 것이다. 모든 선택을 내가 하고 그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 부분이 삶과 많이 닮은 것 같다. 바둑을 오래 둔 사람에게는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밀고 나가는 내공이 있다.”

 -프로 입단한 지 10년째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여자세계대회 개인전에서 우승하고 싶다. 또 한국 여자 바둑의 두터운 허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박지연 4단=1991년 서울 출생. 2006년 제30회 여류입단대회 1위 입단, 제4기 부안 여류기성전 준우승, 2010 바둑대상 신예기사상(여성기사 최초), 제17기 여류국수전 우승, 제14기 STX배 여류명인전 준우승, 제18기 여류국수전 준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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