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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 감량 LH, 17개월 새 빚 10조 줄였다

지난 13일 아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재영 사장은 경남 진주 본사가 아닌 광주광역시에 있는 광주전남지역본부로 출근했다. 이 사장이 지역본부로 출근한 것은 올 들어 벌써 열 번째로, 두 주에 한 번 꼴이다. LH가 지난해 초부터 진행 중인 총력판매체제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시작한 현장순회 판매대책회의를 주재하기 위해서다.

 이 사장은 이날 오전 광주전남지역본부의 미분양 토지·주택 현황 등을 보고 받고, 지역본부의 간부·실무진과 판매전략을 세웠다. 회의에 참석한 한 실무자는 “지역특성에 맞는 마케팅 방법을 강구하는 자리였다”며 “사장이 판매량 등을 직접 챙기고 있기 때문에 지역본부도 총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10조 원. 이재영 사장이 지난해부터 총력판매체제를 갖추고 금융부채 줄이기에 나선지 1년 5개월 만에 감축한 돈이다. 10조원은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집행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규모(20조6000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2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와 LH에 따르면 2013년 말 105조7000억 원이던 LH의 금융부채는 20일 현재 95조5900억 원으로 10조1000억여 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미분양 토지·주택 판매에 주력해 17개월 만에 감축규모가 10조 원을 돌파한 것이다.

 올 들어 부채 감축 속도가 빨라졌다. 지난해 연간 약 7조 원을 줄인 데 비해 올 들어서는 4개월여 만에 3조 원 정도를 감축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9조~10조 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H는 “부채를 10조 원 줄임으로써 올해에만 금융이자 4000억 원을 아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신용평가회사들이 잇따라 LH의 신용등급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13일 세계적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지난해 10월엔 S&P가 LH 신용등급을 ‘A+ 안정적’에서 대한민국 정부와 동일한 ‘A+ 긍정적’으로 올렸다. 지난해 LH와 함께 정부로부터 부채중점관리기관으로 지정된 A공사 관계자는 “LH가 짧은 시간에 성과를 내면서 공기업 정상화를 진행 중인 다른 공기업에도 귀감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LH의 총력판매체제가 단기간의 대규모 부채 감축을 가져왔다. LH는 지난해부터 본사 9개 판매·사업 주관부서장, 22개 지역·사업본부장 등과 판매경영계약을 체결하고 판매목표관리제 등을 시행해 왔다. 이를 통해 지난해 판매실적(27조2000억 원)이 2009년 LH 출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4월 말 현재 6조3000억 원을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00억 원 많은 금액이다.

 공공임대리츠 등 사업 방식을 다각화한 것도 주효했다. LH는 지난해 공공임대리츠·대행개발 등 민간자본 유치를 통해 약 4조 원대의 현금흐름 개선 효과를 거뒀다. LH 관계자는 “올해에는 대행개발 등을 본격화해 연간 사업비의 20%를 감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H는 올해 진주혁신도시 신사옥(LH타워) 입주를 계기로 2차 공기업 정상화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재영 사장은 “부채감축 등 강도 높은 경영개선을 통해 생산·효율성이 높은 기업으로 태어날 것”이라며 “임대주택·행복주택 등 서민 주거복지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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