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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제한폭 확대 “주가에 도움”


한국 증시의 가격제한폭이 다음달 15일부터 ±30%로 확대된다. 일각에선 공매도와 같은 투기적 매매로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선 변동성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시장본부장은 “가격제한폭 확대가 건전한 변동성은 확대하고, 비합리적 변동성은 억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신중한 투자문화의 확산으로 투기적 거래로 인한 변동성 확대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아시아 증시를 제외한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는 상하한가 제도가 없는 것은 이번 가격제한폭 확대의 주요 배경이다. 미국·유럽에서는 상하한가 제도 대신 종목별 서킷브레이커 같은 변동성 완화장치를 통해 일시적인 주가 급변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가격제한폭을 두면서 시장 전체에 대한 안정장치까지 운영하는 증시는 한국이 유일하다.

 가격제한폭 확대는 거래량 증가에 긍정적 효과가 있거나 최소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다만 달라진 시장환경에 대해 단기적으로 관망하는 심리로 거래가 다소 정체될 수 있다. 과거 코스닥 시장에서 가격제한폭을 확대했을 때 이러한 모습을 보였다. 2005년 3월 12%에서 15%로 확대되자 이전 6개월보다 이후 6개월 거래량이 58% 증가했다. 그러나 첫달만 비교해보면 거래량이 오히려 5% 감소했다.

 상하한가 빈도는 최근 들어 크게 줄었다. 지난해 상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코스피에서 1518건, 코스닥에서 2531건이었다. 하루 평균 코스피는 6.2종목, 코스닥은 10.3종목이다. 올 들어 코스닥 급등과 함께 상하한가 종목이 늘어났지만 하루 평균 코스피는 8.4종목, 코스닥은 19종목에 그치고 있다. 한국 증시의 성숙도가 높아지고, 시장 참여자가 많아져 가격 급변이 줄었다고 볼 수 있다.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를 기준으로 대·중·소형주의 상하한가 비중을 분석해보면 소형주 비중이 90.5%로 압도적”이라며 “가격제한폭 확대로 당일 상하한가에 쌓여있던 물량이 모두 거래된다 하더라도 증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가격제한폭 확대가 주가 하락보단 주가 상승 쪽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코스피 시장의 연도별 상하한가 도달 빈도 분석을 통해 드러난다. 2000년 이후 대·중·소형주 모두에서 상한가 도달 빈도가 하한가 도달 빈도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한가에 도달한 종목에 대해서는 투자자 상당수가 추가 상승에 대한 낙관적 기대를 바탕으로 매수 행렬에 가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하한가 종목에 대해서는 바닥 통과에 대한 기대가 있어 추가 매도 수요를 억제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가격제한폭 확대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공매도라 할 수 있다. 특별한 호재나 실적 없이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종목은 공매도의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원대 본부장은 “현재가격 이상으로만 주문을 내야 하는 공매도 제도의 특성 때문에 앞으로도 15% 이상의 폭락을 촉발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다수의 연구에서도 가격하락이 공매도를 유발하는 것이지, 공매도가 가격하락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가 우세하다”고 답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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