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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장에 매트리스가 등장한 까닭은

대학 측이 성폭력 가해 학생을 제대로 징계하지 않은데 불만을 품은 엠마 술코위츠(사진 가운데)가 19일 콜롬비아대 졸업식장에 성폭행 때 이용됐던 매트리스를 들고 나타났다.




대학 졸업식장에 침대 매트리스가 나타났다?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에서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명문 뉴욕 콜롬비아대 졸업식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졸업생들처럼 매트리스도 하늘색 시트가 씌워져 졸업식장에 등장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 학교 졸업반인 엠마 술코위츠가 친구들과 함께 매트리스를 들고 졸업식 본식 행사가 열리는 알프레드 러너홀에 모습을 나타냈다.



무대에서는 리 볼린저 총장이 졸업생 한 명 한 명과 악수를 나누고 있었다. 술코위츠가 매트리스를 들고 단상에 올라서기 직전 학교 관계자가 나타나 매트리스를 치워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그는 이를 거부했고 총장 앞으로 걸어갔다. 술코위츠는 총장과 눈을 맞추려고 시도했다. 총장은 술코위츠의 시선을 피하더니 몸을 돌려 다른 졸업생과 악수했다. 그는 결국 총장과 악수하지 못했다.



술코위츠가 매트리스를 들고 캠퍼스를 돌아다닌 것은 지난해 9월부터다. 2년 전 자신을 기숙사에서 성폭행한 폴 넌게세르를 대학 측이 징계하지 않은데 항의하기 위해 성폭행 때 이용했던 매트리스를 메고 다니기 시작했다. 성관계를 거부했는데도 강제로 당했다는 술코위츠의 주장에 대해 학교 측은 ‘상호 합의로 이뤄졌다’며 상대에게 면죄부를 주자 행동에 나선 것이다.



술코위츠는 둘이 같은 캠퍼스에 계속 다니거나, 둘이 모두 졸업하는 일이 있는 한 매트리스 시위를 계속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같은 경고에도 대학 측은 넌게세르에 대한 추가 조처를 하지 않았으며, 이번에 졸업장까지 줬다.



넌게세르는 지난달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자신이 성폭행하지도 않았는데 성폭행한 것으로 낙인찍는 ‘매트리스 시위’를 중단시켜 달라고 대학 측에 요구했다. 대학 측은 ‘넌게세르는 성폭력 캠페인의 희생자’라고 인정했다. 이 같은 처사에 술코위츠가 졸업식에까지 매트리스를 들고 나선 것이다. 졸업식 하루 전인 18일 학교 측이 그에게 “대중들의 행사장 통행을 방해할 수 있는 ‘대형 물체’의 반입을 삼가 달라”는 이메일을 보냈지만 그를 막을 수는 없었다.



술코위츠는 이번 시위로 성폭력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전국적인 명사가 됐다. 이날 졸업식 축사 연사로 참석한 에릭 가르세티 로스앤젤레스 시장 역시 술코위츠의 시위 행동을 격려했다. 반면, 술코위츠보다 몇 분 앞서 총장과 악수를 나눈 넌게세르는 행사장을 바로 빠져나갔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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