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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원으로 방송 … 서울 곳곳 ‘마을 라디오’ 바람

종로구 창신동라디오 ‘덤’은 2012년 개국한 마을라디오다. 덤에서 활동하는 주민들이 스튜디오에 자리했다. 왼쪽부터 조은형(43) 국장, 육재윤(25) 프로듀서 겸 DJ, 김선숙(48) DJ, 장인영(25) 프로듀서. [김성룡 기자]


#전기 기타의 강렬한 리프(반복되는 소리)가 귓가를 때린다.

주민이 만드는 동네 미디어
“이웃에게 여행 경험 전하고파 시작”
창신동 ‘덤’ 주민 소통창구 활동
16곳 인터넷 등으로 송출 … 4곳 준비
시는 제작·저작권법 강의 등 지원



 “한 주를 여는 새로운 음악 방송, 노량진 봉숙씨의 ‘메탈헤븐’입니다. 점심식사 후에는 살짝 졸리는 날입니다. 2주 만에 뵙는데요, 오늘은 프로그레시브와 전통 하드락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서울 동작공동체라디오(동작FM)엔 ‘메탈헤븐’이란 프로그램이 있다. DJ는 부동산중개업에 종사하는 유봉숙(본명 유화숙·54)씨다. 나긋나긋한 진행과 독특한 선곡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유씨는 “메탈음악을 좋아하다 DJ를 맡게 됐다”고 말한다. 이 방송은 1년 넘게 이어져 이달 초 33회째를 맞았다.



 #창신동라디오 ‘덤’ 방송국은 봉제공장이 몰려 있는 서울 종로구 창신동 630번지에 자리잡고 있다. 2012년 열린 라디오 교실에서 의기투합한 주민들이 방송국을 만들었다. 시사 프로그램부터 다이어트까지 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승부한다. 조은형(43) 창신동라디오 국장은 “주민들이 만들고, 주민들이 듣고, 주민들이 관심을 갖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주민이 만들어가는 마을라디오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현재 서울 전역에서 마을라디오 방송국 16곳이 인터넷 등을 통해 주민들과 만나고 있다. 마을라디오 방송국 개국을 준비 중인 곳도 성동FM 등 4곳에 달한다. 2012년부터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한 서울시 마을라디오는 올 연말엔 20곳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마을라디오의 성장 배경은 공감대에 있다. 지난 8일 창신동라디오 ‘덤’에서 만난 김선숙(48)씨는 “여행 관련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봉제업에 종사하는 김씨는 최근까지 세 차례 시험 방송을 마쳤다. 최근엔 대학 입시를 준비 중인 딸과 함께 남이섬 여행을 다녀왔다. 김씨는 “근처 낙산공원에 벚꽃이 만발해도 일에 치여 짬을 내지 못한 채 봉제공장에서 봄을 지나치는 동료들이 많다”며 “그런 분들에게 간접적으로나마 여행 경험을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뉴타운 지역에서 해제된 창신동 일대는 서울시가 진행하는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기대가 일고 있다. ‘덤’은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시에 전달하는 방송도 계획하고 있다. 일종의 주민 소통 창구로서 활동한다는 계획이다. 조 국장은 “좁은 골목길 등 주민들이 꾸준히 제기했던 생활 속 불편들이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을라디오 방송국 신설엔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녹음용 마이크와 컴퓨터 등 300만원 예산이면 마을라디오 개설이 가능하다. 인터넷을 통한 팟캐스트 방송이 자리를 잡으면서 저비용 방송이 가능해졌다. 마을라디오 방송을 들으려면 방송국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방송을 다운로드 받아야 한다. 마을라디오 방송 중 FM 전파를 통해 라디오로 들을 수 있는 방송은 관악·마포FM 등 2곳뿐이다. 2004년 공동체 라디오 시범사업을 통해 전파 사용을 얻은 곳만 FM 방송이 허용되고 있다.



 서울시 마을미디어지원센터에선 공개방송 노하우 등 방송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김희영 마을미디어지원센터 실장은 “마을라디오 방송국에서 신청하면 강사를 파견해 찾아가는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녹음 방법이나 대본 쓰기, 저작권법 문제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글=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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