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웜홀 통한 행성여행 가능하다고 생각 … 계속 실수하는 과학자가 가장 스마트”

지난해 말 개봉한 미국 공상과학(SF)영화 ‘인터스텔라’는 두 가지 점에서 큰 화제가 됐다. 첫째 과학자들로부터 “진짜 과학(real science)에 기초해 만들어진 최초의 블록버스터”라는 평을 들었다. 둘째 그만큼 내용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는데도 국내에서만 1000만 명 이상이 관람했다 .



영화 ‘인터스텔라’ 진짜 과학자 킵 손

킵 손(75ㆍ사진)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명예교수는 이 ‘의외의 성공’의 일등공신이다. 그는 ‘인터스텔라’의 소재가 된 웜홀(wormhole, 서로 다른 시공간을 잇는 통로) 이론을 처음 주장한 이론물리학의 대가다. 영화 시나리오의 바탕이 된 트리트먼트(대략적인 줄거리와 등장인물 등을 소개하는 글)을 직접 썼고, 제작 기간 내내 과학 자문을 맡았다. 영화에 등장한 거대한 블랙홀(가르강튀아)의 모습, 이 블랙홀의 중력 때문에 인근 행성에서 1000m가 넘는 해일이 일어나는 장면 등은 모두 그가 중력방정식을 계산해 얻은 값을 토대로 구성됐다.



SBS 서울디지털포럼(SDF) 참석 차 방한한 킵 손 교수를 19일에 만났다. 그는 “스티븐 호킹(영국의 물리학자), 린다 옵스트(‘인터스텔라’ 제작자) 등과 새 영화를 준비 중”이라며 “인터스텔라’에서 자세히 다루지 못한 양자역학에 대한 얘기가 소재”라고 밝혔다.



-과학자로서 영화 제작에 참여한 동기는.



“어릴적 아이작 아시모프의 SF 소설, 조지 가모브의 대중과학서 등을 읽고 과학자가 되겠다고 마음 먹었다. 특히 가모브의 책을 그 빚을 갚고 싶었다. 린다 옵스트가 참여를 제안했을 때 어릴 적 나처럼 사람들이 과학에 관심을 갖게 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영화 개봉 직후 책『인터스텔라의 과학』을 출간한 것도 같은 이유인가.



“영화는 미끼(bait), 책은 낚시바늘(hook)였다(웃음). 영화를 보고 호기심을 느낀 사람들이 책을 통해 영화에 소개된 과학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길 바랬다.”



-웜홀을 통한 행성간 여행은 정말 가능한가.



“1985년 웜홀 이론을 처음 내놨는데 이후 30년간 내가 틀렸다는 걸 아무도 증명하지 못했다. 그러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웃음). 나도 답을 알고 싶다.”



-명확한 증거가 없다면 막연한 추측 아닌가.



“과학자로서 가장 흥미로운 일은 ‘지식의 최전선’에 서는 것이다. 한발 한발 답을 찾아갈 수도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반면 추측을 하고 맞는지 틀리는지 역으로 검증하면 단시간에 도약을 할 수 있다. 믈론 추측은 대부분 틀린다. 그럼에도 과학 발전에 있어 매우 강력한 도구다. 내 지도교수는 ‘가장 스마트한 과학자는 계속 실수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있다는 의미다.”



-언제쯤 행성 여행을 할 수 있을까.



“내 세대에 가능하다면 정말 행복하겠지만(웃음) 불가능할 것이다. 한 두 세대 안에는 힘들 거다. 하지만 먼 미래 우리의 후손들 때는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뷰에는 이창환 부산대(물리학과) 교수가 동석했다. 이 교수는 킵 손의 ‘낙관주의’에 대해 그가 주도한 레이저간섭계중력파천문대(LIGO) 프로젝트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LIGO는 웜홀의 증거인 중력파를 지상에서 검출하기 위한 시설이다. 목표 정밀도가 0.000000000000001㎝로, 인류가 여지껏 만든 과학장비 가운데 가장 높다. 킵 손이 이런 시설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불가능하다”며 비웃었다. 하지만 LIGO는 실제 건설됐고 한 차례 업그레이드를 거쳐 올해 9월 가동 예정이다.



이 교수는 “영화 ‘인터스텔라’가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하는 물리학자들도 있지만, 세부전공이 달라 킵 손의 이론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는 늘 긍정적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과학자”라고 평가했다.



글=김한별 기자 kim.hanbyul@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