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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파트 앞에 호텔?" 러브호텔 될까 성난 주민들

서초 내곡 보금자리 관광호텔 건립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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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곡 보금자리 주택지구 내 서초포레스타 6단지 맞은 편으로 관광호텔이 들어설 빈 공터가 보인다. 주민들은 관광호텔이 러브호텔로 전락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중학교 예정지와 호텔 부지 단 450m 거리

원래 환승센터 지으려다 2011년 용도 변경

국토부 “중국 관광객 유치 목적”…서초구 허가만 남아




내곡 보금자리 주택지구가 시끄럽다. 단지 바로 옆에 관광호텔이 들어서려 하자 주민들이 반대하며 들고일어났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관광호텔이 러브호텔 또는 모텔로 전락해 주거 환경을 해칠 뿐 아니라 중학교가 들어설 자리와 가깝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지난 7일 이곳의 한 단지에서는 서초구가 주최한 ‘주민설명회’가 열리기도 했다. 주민 280여 명(서초구 추산)이 모였다. 이날 구청이 주민 의견서를 265장 받았는데 모두 호텔 건립 반대 의견이었다. 설명회에 있었던 서초구 한 관계자는 “SH공사와 호텔 건설업체 측은 아예 발표할 기회조차 없을 정도로 격앙된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컸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오후 3시 주택지구 내 서초포레스타 6단지 정문을 찾았다. 왕복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단지 정문 맞은 편이 관광호텔 들어설 자리였다. 정문에서 호텔 자리까지 20여m 떨어진 거리였다. 호텔은 지하3층·지상5층 190여 객실 규모다. 철제 가림막 안으로 들어가봤다. 4000여㎡ 공터에는 잡풀이 자라고 있었고 컨테이너 몇 동만이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길에서 만난 한 주부(35·5단지 거주)는 “관광호텔이 지어지면 ‘러브호텔’이나 모텔로 전락할 수 있다. 어린 아이들도 자주 다니는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호텔이 들어서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마을 발전에 저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김모(47·주부)씨는 “만약에 이 호텔이 들어서면 숙박시설들이 우후죽순 들어설 빌미가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주말에도 술에 취한 남녀 등산객들이 추태를 부리는 경우가 있는데 호텔이 들어서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 아파트 단지 인근에는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이 자리잡고 있어 주말에는 청계산을 찾는 외지인 발길이 많다.



 중학교(가칭 내곡중학교) 예정 부지와 호텔이 가깝다는 점도 반대 이유다. 서울시교육청은 내곡지구 건설을 맡은 SH공사와 협의해 현재 관광호텔이 들어설 자리에서 직선거리로 450여m 떨어진 곳에 중학교 부지를 선정해놓은 상태다. 이에 주민들은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학교 경계선으로부터 200m 이내)만 간신히 벗어난 곳에 호텔이 들어선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주민 반대 목소리에 호텔 건설업체 측은 “호텔이 지역의 랜드마크가 돼 마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숙박시 ‘사전 예약제’를 실시해 주민들이 걱정하는 유해성을 차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지난 3월 서초구에 건축 허가 신청을 했는데 아직 결정이 나지 않아 공사를 하지 못하고 계속 기다리고만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광호텔이 들어설 자리(빨간 색 표시 부분)로부터 직선거리로 450여m 떨어진 자리에 중학교(가칭 내곡중) 예정 부지가 있다.


 원래 현 호텔 건립 예정지는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설 땅이었다. 그런데 국토교통부가 2011년 SH공사에게 ‘호텔 부지’로 변경하라고 지시했던 거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시 중국 관광객 유치 방안의 하나로 숙박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이곳을 호텔 부지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SH공사는 “이런 국토부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변경 시점상 내곡지구 단지 주민 중에는 호텔이 들어서는 사실을 모르고 분양받은 경우도 있다.



 최종 건립 허가권을 지닌 서초구는 입장이 난처하다. 건립을 허가해주면 주민들이 반발하고 불허하면 건설업체 항의가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국토부가 서초구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호텔 부지로 변경했다”며 “적법한 건축 허가 신청을 받아주지 않으면 (건설업체에게) 소송을 당할 수 있고 그렇다고 허가를 내주면 주민 반발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 동안 제기된 민원을 바탕으로 다각적인 검토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호텔 건립 갈등은 이곳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등포구 당산초등학교 인근에서도 아파트 주민들과 호텔 건축주 간의 갈등이 있었다. 이곳은 주민 반대가 있었지만 올해 초 호텔 공사를 시작했다. 종로구 송현동에서는 대한항공이 호텔을 지으려 했다. 2010년 중부교육청이 이에 반대하자 행정소송전까지 펼쳤으나 패소해 결국 호텔 건립에 실패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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