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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나무 1500그루 빼곡 … 목민ㆍ청렴사상 꽃 피웠던 곳

전남 강진군 도암면 백련사 뒷편에 있는 동백나무숲. 백련사 주지였던 혜장선사가 다산초당에서 책을 쓰던 다산을 만나기 위해 오갔던 오솔길의 초입부에 있다. [사진 프리랜서 오종찬]




전남 강진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굵직한 문화유산들이 많다. 다산초당과 백련사·영랑생가·고려청자 도요지·전라병영성 등 유서깊은 유적지가 곳곳에 퍼져있다. 다산기념관과 하멜기념관·한국민화뮤지엄 같은 전시시설들도 많다. 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강진을 ‘남도답사 1번지’로 꼽은 것도 풍성한 문화유산들 덕분이다.



강진 다산초당~백련사 오솔길

다산, 유배 18년간 500여 권 저술

매주 다산청렴프로그램 운영

공직자 1만1000여 명 다녀가




강진의 문화·역사적인 힘은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과 관련된 유적들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다산은 이 곳에서 18년간 유배생활을 하며 목민사상과 청렴사상을 꽃피웠다. 『목민심서』 『경세유표』등 500여 권의 저서 역시 다산초당이 있는 강진땅에서 탄생했다. 다산초당은 다산이 유배생활 중 10여 년을 보내며 집필활동를 한 곳이다.



다산초당 입구 뿌리의 길. 수백년된 나무뿌리들
이 꿈틀거리듯 뒤엉켜 강한 생명력을 보여준다.
다산이 남긴 발자취 중 다산초당과 백련사를 잇는 만덕산 오솔길은 남도답사의 백미다. 강진에 있는 다산 유배길의 핵심 코스기도 하다. 동백나무와 후박나무·왕대나무가 빼곡한 850m의 산길에는 사시사철 탐방객이 몰린다. 다산이 아암(兒菴) 혜장선사(1772∼1811)를 만나려 오갔던 길을 걸어보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다산은 유배 시절 열 살이 아래인 혜장선사와 각별한 우정을 쌓았다. 강진으로 유배온 지 4년 만인 1805년 백련사 산책길에 나섰다가 우연히 혜장을 만났다. 당시 백련사 주지였던 혜장은 주역을 논하는 과정에서 다산의 학식에 매료됐다. 매일처럼 오솔길을 오가며 차와 함께 학문과 사상을 나눴다. 혜장은 다산에게 유학을 배우고 다산은 혜장에게 선(禪)과 차에 대해 들었다. 스승과 제자이자 학식을 함께 나눈 동료이자 벗의 인연을 맺었다.



혜장은 불경에 통달했으며 차(茶)에도 조예가 깊었다. 다산초당과 백련사가 있는 만덕산은 예로부터 야생 차나무가 많아 다산(茶山)이라 불렸다. 두 사람이 오갔던 오솔길에도 야생 차나무가 많다. 학자들이 다산이라는 호를 만덕산의 차나무 군락에서 따왔을 것으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난히 차를 즐겼던 다산의 차 사랑은 혜장에게 보낸 걸명소(乞茗疏)에서 명확히 확인된다. 혜장에게 차를 보내줄 것을 간절히 청하는 내용이 담긴 편지다. 둘의 관계는 혜장선사가 갑작스럽게 입적한 1811년까지 6년 동안 지속됐다. 다산은 훗날 다성(茶聖)으로 불리는 초의선사(1786~1866)에게 차의 중요성을 깨우쳐주기도 했다.



백련사로 향하는 오솔길의 초입에는 천일각이 있다. 강진만의 고즈넉한 풍광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명당자리다. 원래 다산이 흑산도로 유배를 간 둘째형 약전을 그렸던 곳에 훗날 정자가 세워졌다.



다산초당에서 난 호젓한 오솔길을 20분가량 걸어가면 백련사가 나온다. 백련사 뒷편 동백숲은 천연기념물 151호로 지정된 명소다. 수백년된 동백나무 1500여 그루가 뭍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려준다. 백련사를 거쳐 구강포 갯벌을 따라 남포다리까지 10㎞가량을 걷는 코스에도 탐방객들이 몰린다.



◆현대인들이 따라가는 다산의 발자취=다산이 남긴 업적은 오늘날에 와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다산이 남긴 발자취를 따라가보는 다산체험코스를 통해서다. 여러 프로그램 중에서도 다산공직관 교육은 공무원이면 반드시 다녀와야할 필수 프로그램이 됐다. 그동안 중앙부처가 주관하던 공직자 교육을 5년째 기초자치단체인 강진군에서 최초로 운영해왔다.



다산공직관 교육은 2박3일 동안 공직자들에게 목민(牧民) 정신과 애민(愛民) 사상을 심어준다. 2011년 프로그램을 시작한 후 전국의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 1만1000여 명이 거쳐갔다.



매주 수요일 시작되는 강좌는 공직자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시간이다. 강의 위주의 기존 강좌와는 달리 체험을 통해 공직자의 자세와 청렴의 중요성을 배운다. 당일이나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다산청렴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공공기관들도 많다.



일반인들은 다산 사상을 스토리텔링한 테마형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다산이 유배될 때를 가정한 상황극이나 다산초당 서당체험, 다산과 관련한 문답식 강의 등으로 꾸며진다. 백련사 주지스님이 들려주는 다산의 차 이야기와 다산 퀴즈도 수시로 열린다.



다산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다산초당 체험이다. 참가자들이 직접 조선시대 유생복을 입고 다산의 청렴정신을 배운다. 조선 후기 실학의 산실인 다산초당에는 다산이 집필활동을 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다산초당을 체험한 뒤에는 다산이 고향과 가족들을 그리던 천일각에서 편지를 써보는 시간도 있다. 다산이 살던 사의재에 대한 호응도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강진으로 온 다산이 주막집 주인 할머니(주모)의 배려로 4년 동안 제자들을 가르치던 곳이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다산이 남긴 큰 발자취를 후손들이 널리 배워서 갈 수 있도록 역사·문화유산과 생태자원이 결합된 감성 프로그램들을 확충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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