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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기의 끝없는 진화…신용카드 결제 유사수신행위 등장

“투자하면 높은 수익금을 주겠다”고 속여 신용카드로 거액을 결제하도록 유도한 신종 금융범죄가 등장했다. 기존의 유사수신행위와 비슷하지만 신용카드로 결제하도록 한다는 건 새로운 수법이다.

금융감독원은 고객 계좌로 높은 투자수익금을 지급할 것을 약속하고 투자금 명목으로 신용카드를 결제하게 하는 불법행위가 등장했다고 17일 밝혔다. 신용카드를 이용할 경우 당장 현금이 없어도 투자가 가능하고 할부로도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렸다. 피해자가 그 만큼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에 적발된 10개 유사수신업체에서 결제된 신용카드 피해액은 40억4000만원이고 건수는 2720건에 이른다. 이들은 대부분 “투자하면 20~50%의 수익을 보장한다” “연금처럼 평생 일정금액을 받을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속였다. 또 영농조합법인 등의 이름을 걸고 “정부가 지원하는 중소기업체 물품을 판매대행한다” “정부인증 건강보조제를 정부를 대신해서 판매한다”고 속여 피해자들을 안심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초기에는 거액의 투자를 받지 않는 등 피해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치밀한 수법을 사용했다. “여러 투자자와 수익을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큰 금액은 투자할 수 없다”며 100만원 내외의 소액투자만 받은 뒤 투자수익금을 약정된 날에 지정된 계좌로 입금해줬다. 피해자들이 속아넘어간 뒤에는 “1000만원까지 투자하도록 해주겠다. 지인들에게도 소개해달라”고 말해 피해액을 키웠다. 거액이 결제되고 나면 해당 업체는 모습을 감출 뿐 아니라 수익금도 고객계좌로 입금되지 않게 된다.

50대 후반의 이모(여)씨는 “정부에서 서민들을 위한 협동조합을 만드는데 투자하면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지난해 2월 부산시 부전동 오피스텔을 방문해 ‘oo협동조합’에 신용카드 2장으로 1500만원을 결제했다. 업체측은 품질이 좋은 건강식품을 중소기업에서 저렴하게 구입해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금을 매월 개인통장에 약 100만원씩 입금시켜 준다고 약속했다. 당시 사무실에는 조합장 및 이사 6명이 있었다. 업체측은 부산시청에서 사업을 관리감독하며 일정금액 이상은 투자할 수 없다고 안심시켰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한번도 수익금이 입금된 적이 없었다. 이씨는 해당 업체를 다시 찾았지만 사무실은 없어지고 연락조차 두절된 상태다.

박진석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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