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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군의 정치 관여 엄중 문책한 민간 법원 판결

지난 대선 때 인터넷에 댓글을 달아 정치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국군사이버사령부 소속 전 심리전 단장에 대해 징역 2년이 선고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는 어제 이모 전 심리전 단장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정치관여죄 등 검찰의 기소 내용을 모두 인정해 이같이 선고하고, 이씨를 법정구속했다.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군의 정치적 중립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준 판결이다.

 법원은 이씨가 2012년 대선 당시 사이버사령부 소속원 121명과 공모해 1만2844회에 걸쳐 인터넷에 정치적 내용의 댓글을 다는 등 정치에 관여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가 부대원들에게 문재인·안철수 후보를 비방하고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댓글을 작성해 인터넷에 올리도록 한 것은 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규정한 군인복무규율과 군의 정치 개입을 금지한 군형법 제94조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씨 측은 국가 안보라는 군의 본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대북 사이버 심리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정치인이 언급됐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이버사령부가 인터넷 댓글을 통해 정치에 관여한 의혹과 관련해 지금까지 모두 5명이 기소됐다. 그중 연제욱(소장)·옥도경(준장) 전 사이버사령관 등 군 검찰에 의해 기소된 4명은 지난해 12월 군사법원에서 집행유예 또는 선고유예 등 비교적 관대한 처벌을 받았다. 이씨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은 민간 법원의 이번 판결은 군 사법당국의 판결과 대조적이다. 당시 제기됐던 군 검찰의 ‘꼬리 자르기 수사’ ‘셀프 수사’ 논란과 함께 군 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 판결’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북한의 심리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군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더라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군은 “북한의 사이버 심리전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 했다고 하지만 오히려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훼손했다”고 판시한 법원의 지적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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