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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단적 자위권 용인하는 안보법안 각의 결정

일본 정부가 14일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고 자위대 활동을 크게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안전보장 관련 11개 법률안을 각의(국무회의)에서 최종 결정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저녁 임시 각의를 열고 연립여당인 자민·공명당이 합의한 안보 관련 10개 법률 개정안과 새로운 국제평화지원 법안을 의결했다. 전쟁 금지 등 헌법 9조(평화헌법)의 근간을 흔들고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드는 법률안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각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적극적 평화주의를 추진하기 위해선 법 정비가 시급하다”며 “(일본) 국민 여러분의 이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법안을 15일 중의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6월 24일까지인 국회 회기를 8월 초순까지 연장해서라도 안보 법안을 통과시킬 방침이어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심의할 것을 요구하는 야당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시민단체 등은 일본 정부의 안보법을 ‘전쟁 법안’으로 규정하고 본격적인 반대 활동에 나섰다.



이날 각의 결정된 법안은 자위대법·무력공격사태법·중요영향사태법·유엔평화유지활동(PKO)협력법 등 10개 개정 법안을 묶은 ‘평화안전법제 정비법안’과 국제 분쟁에 대처하는 다른 나라 군대의 후방 지원을 수시로 가능케 하는 신법 ‘국제평화지원 법안’ 등 크게 2가지다. 무력공격사태법 개정안에는 지난해 7월 아베 내각이 헌법해석 변경만으로 결정한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구체적 요건이 담겼다. 타국에 대한 무력 공격이 발생할 경우, 일본이 직접 공격을 받지 않더라도 존립을 위협받거나 자국민의 권리를 해치는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경우를 ‘존립위기사태’로 규정해 자위대의 무력행사를 가능하도록 했다.



또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후방 지원을 상정한 현행 주변사태법은 자위대가 전세계 어디서나 미군 등 외국 군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영향사태법으로 대체키로 했다. 이 법안에서 자위대의 후방지원 대상은 기존 미군에서 미군을 포함한 외국군으로 확대됐다. 활동지역도 지리적 제약을 없애면서 일본 주변에서 전세계로 넓혀졌다. 유사시 자위대가 미군을 따라 한반도에 진입할 경우 반드시 한국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는 ‘영역국가 동의’ 규정도 이 법안에 담겼다.



새롭게 제정되는 국제평화지원 법안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자위대를 국제분쟁에 수시로 파견할 수 있도록 했다. 매번 특별조치법을 만들지 않아도 되는 항구법이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 파견 시 예외 없이 국회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총리가 국회에 승인을 요구할 경우 중·참의원은 각각 7일 이내에 의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규정을 붙여 사실상 총리의 뜻에 따라 언제든지 자위대를 해외에 파견할 수 있게 됐다.



야당은 10개 안보 법안을 한데 묶어 국제평화지원 법안과 함께 일괄 통과시키려는 아베 내각과 연립여당의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80여 시간의 심의만으로 중의원을 통과시킨다는 여당 방침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즈미 준(安住淳) 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 대리는 13일 회견에서 "국회 권위를 생각한다면 한 개 한 개 (법안 심의를) 해야 한다”며 자민·공명당을 비판했다. 그는 또 “PKO협력법 등은 타협할 수 있지만 표결로 가면 일괄 법이기 때문에 전부 반대"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집단적 자위권의 경우 아베 정권 하에서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방침을 이미 세웠다. 고쿠타 게이지(穀田惠二) 공산당 국회대책위원장도 회견을 통해 “모두 11개의 법안이다. 1990년대 이후의 PKO, 유사법제, 아프간과 이라크 전쟁의 특별조치법 등 20여년 간 논의한 근본을 뒤집는 큰 개정”이라며 “제대로 국회 심의를 보장하지 않는 방법 자체에 분노를 느낀다"고 성토했다. 92년 PKO협력법은 중의원에서 87시간의 심의를 거쳤다. 2003년 이라크 특별법도 43시간 논의 끝에 중의원을 통과했다.



집단적 자위권 등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회원 500명은 14일 오전 총리 관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전쟁할 수 있는 법률은 필요 없다” “아베 정권은 헌법을 경시하고 있다”고 외치며 안보 법제 정비의 중단을 촉구했다. 시민단체 ‘피스 윙’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한 지난해 7월 각의 결정은 (평화)헌법 위반”이라며 “무효 확인 소송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현재 시민 440명이 이 단체에 위임장을 보냈다. 회원들은 “안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전쟁의 불안 속에서 지내게 되고 평화적 생존권도 침해된다”고 지적했다.



일본 지방의회들도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한 각의 결정 철회와 안보 법안 반대 의견서를 잇따라 채택하고 있다. 중의원 사무국에는 지난 8일 현재 총 333건의 의견서가 도착했다. 일본변호사연합회가 지난해 11월 시작한 집단적 자위권 반대 서명운동에는 전국에서 4만명 넘게 동참했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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