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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대필 사건' 강기훈, 24년만에 무죄 확정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불렸던 강기훈(51)씨의 유서대필사건 재심에서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대법원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14일 자살방조 혐의로 기소된 강씨의 재심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유서의 필적과 강씨의 필적이 동일하다는 내용의 증거를 믿을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강씨는 1991년 5월 8일 전국민족민주연합(전민련) 사회부장이던 고(故) 김기설(당시 25세)씨가 분신자살한 것과 관련해 김씨의 유서를 대필하고 자살을 방조한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기소됐다. 김씨 유서와 강씨 진술서 등의 필적(筆跡)이 동일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의 감정결과 등이 근거였다. 대법원은 92년 7월 징역 3년에 자격정지 1년6월을 선고하며 유죄확정판결했다. 3년간 복역한 강씨는 94년 8월 만기 출소했다.



하지만 2007년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진상조사를 거쳐 진실규명 결정을 내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강씨는 과거사위 결정을 근거로 재심을 청구했고 2012년 10월 대법원은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국과수는 2013년 12월 유서 필체에 대한 새로운 감정 결과를 내놨고 서울고법은 지난해 2월 이를 토대로 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필적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스파이 누명을 썼던 프랑스의 알프레드 드레퓌스 대위 사건과 비슷해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불렸다. 24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강씨는 이날 재판에 나오지는 않았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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