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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일가족 5명 사망 … “더 비참해지기 전에” 유서





어머니 옆엔 카네이션

“제 손으로 가족을 보내는 찢어지는 마음을 헤아려 달라.” 생활고에 시달리던 30대 남성이 이 같은 내용의 유서를 쓰고 가족들 목숨을 끊은 뒤 자신도 투신해 숨졌다. 아파트 월세 계약 만료를 이틀 앞두고서다.



 13일 오전 7시쯤 부산시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송모(38)씨가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관리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송씨의 주머니에서는 아파트 호수와 비밀번호가 적힌 쪽지가 발견됐다. 출동한 경찰이 가보니 안방에 송씨 아버지(67)와 어머니(64)·누나(41)·조카(8) 등이 숨진 채 나란히 누워 있었다. 송씨 아버지 발밑에는 소주 한 잔이, 어머니 곁에는 카네이션이, 조카 머리맡엔 야구방망이가 놓여 있었다. 이들 모두 목이 졸린 흔적이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집에서는 송씨와 송씨 아버지가 남긴 유서도 발견됐다. 송씨는 “마지막까지 버티다 더 비참해지기 전에 떠난다”며 “새벽 늦게 가족을 다 보냈다. 시신을 닦고 어루만지며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썼다. 경찰은 유서 내용과 저항한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송씨가 가족들 목숨을 끊은 뒤 투신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송씨는 3년 전 매형과 고물상을 하다 망하면서 빚을 졌고, 이후 송씨 가족은 월세와 관리비를 내지 못할 정도로 힘겹게 생활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월세는 보증금을 모두 소진하고도 넉 달치가 밀렸고 관리비도 석 달치나 체납된 상태였다.



부산=차상은 기자 chazz@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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