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심장 멈춘 신영록 살렸다 …‘쓰리고’의 기적

2011년 9월 16일 퇴원을 앞두고 환하게 웃는 신영록. [중앙포토]


2011년 5월 8일 경기 중 심장마비로 쓰러진 신영록이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다. [사진 제주 유나이티드]
2011년 5월 8일. 프로축구 제주의 공격수 신영록(28)이 홈 경기 도중 급성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김장열 제주 재활팀장이 그라운드로 뛰어들어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12분 만에 신영록을 병원으로 옮겼다. 50일 만에 의식을 회복한 신영록은 그 해 9월 퇴원했고, 그라운드에 다시 서겠다는 희망을 안고 재활 중이다.

레포츠, 안전 365 ② 생명 구하는 심폐소생술
4년 전 경기 중 심장마비로 쓰러져 …심폐소생술 덕분에 의식 찾고 재활
뇌 기능 산소없이 4분 이상 못 버텨, 구급차만 기다리면 골든타임 놓쳐



 2000년 4월 18일. 프로야구 롯데 임수혁은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심폐소생술을 받지 못한 그는 뇌사 판정을 받고 식물인간으로 지내다 2010년 2월 숨을 거뒀다. 뇌가 산소 없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4분 정도다. 심폐소생술이 둘의 운명을 갈라놓았다.



 해마다 급성 심장정지 환자가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09년 2만4442명이던 심장정지 발생 건수는 2013년엔 2만9356명으로 증가했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스트레스, 비만 등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운동 중에 심장정지가 오는 사례도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심폐소생술(CPR·Cardiopulmonary Resuscitation·심장과 폐의 활동이 갑자기 멈췄을 때 실시하는 응급처치)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프로축구는 ‘신영록 사건’을 계기로 안전 대책을 강화했다. 이경태 프로축구연맹 의무위원장은 “2011년 5월 11일부터 K리그 경기장에 의료진 3명과 자동심장충격기를 의무화했다. 3분30초간 15단계로 이뤄진 응급상황 대처 매뉴얼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2013년 전북 소속이던 박희도(29·안산)와 서울의 몰리나(35·콜롬비아)가 경기 도중 뇌진탕 증세로 쓰러졌지만 빠른 대처로 목숨을 건졌다. 김장열 팀장은 “임수혁이 신영록을 살렸다면, 신영록이 박희도와 몰리나를 살렸다”고 말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프로야구와 프로농구는 연맹 규정에 따라 의사와 자동심장충격기를 의무 배치하고 있다. 프로배구는 홈팀이 자율적으로 응급상황에 대비한다. 반면 비인기 종목이나 아마추어 대회는 열악한 재정 탓에 안전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급성 심장정지는 엘리트 선수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신상도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프로축구보다 조기축구가 더 위험에 노출돼 있다. 미국에선 마라토너 20만명 중 1명 꼴로 레이스 도중 사망한다는 보고도 있다. 국내 마라톤의 경우 일반인이 참가하는 소규모 대회에는 심폐소생술 전문가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하는 국민들도 많지 않다. 질병관리본부가 2012년 전국의 직장인 351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78%가 심폐소생술을 할 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급성 심장정지 발생은 2만9356건에 달하지만, 생존 퇴원율은 4.8%(1363명)에 불과하다. 윤선화 한국생활안전연합 대표는 “구급대원이 도착하기까지 7~8분이 소요된다. 심폐소생술은 운전자의 안전벨트·에어백만큼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2013년 7월 이후 인터넷에 올라온 심폐소생술 동영상 1600건 중 98%가 엉터리라는 조사 결과(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도 있다. 심폐소생술은 ‘가슴을 누르고→기도를 열고→숨을 불고’의 3단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신 교수는 “최근 기도 개방과 인공호흡은 일반인에겐 권장하지 않는다. 응급 상황에서는 흉부압박만 제대로 해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자동심장충격기(올해부터 바뀐 ‘자동제세동기의 새 명칭’)는 2014년 기준 전국에 1만5375대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일반인은 물론 공공시설 담당자도 사용법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당 50만~100만원의 고가품이라 분실을 우려해 보관함을 잠그는 경우도 있다.



 스포츠계에서도 심폐소생술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웅수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은 “올해 K리그 홍보대사 ‘로보카 폴리(인기 애니메이션 주인공)’를 앞세워 경기장에서 어린이 팬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체험을 실시하고 있다. CPR 교육을 이수한 관객에겐 입장권을 할인해주는 방법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