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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정 개혁, 정부 혼자 외치면 뭐하나

박근혜 정부의 세 번째 국가재정전략회의 역시 예년과 다르지 않았다. 정부·지방·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까지 포함한 전방위적인 재정 개혁을 통해 재정 건전성 강화와 경제 살리기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게 중심은 아무래도 재정 건전성에 맞춰졌다.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공무원연금 적자 보전 등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복지 비용과 4년째 대규모 ‘펑크’가 불가피한 국세 수입이 재정 운용의 틀을 크게 좁혀놓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처음으로 2060년까지 장기 재정 전망을 내놓기로 한 것도 그래서다. 어제 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거듭 주문한 것처럼 국가 재정지출의 효율성 제고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제는 실천이다.



 당장 올해 경기 상황부터 만만치 않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경기 악화 상황이 오면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검토할 수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경제 살리기 바빠 곳간 돌볼 여력이 없는 정부로선 재정 운용을 적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나랏빚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럴 때 쓰려고 재정이 있는 것이니 여기까지는 국민이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



 그러나 공무원 노후를 보장하거나 불요불급한 복지, 엉뚱한 이가 타먹는 보조금 같은 데 국가 재정이 새는 일은 결코 있어선 안 된다. 지금처럼 재정이 빠듯하고 부채가 급증하는 상황에선 더더욱 용납하기 어렵다. 정부가 지난달 밝힌 국가결산 자료에 따르면 공무원과 군인연금 충당 부채를 합한 넓은 의미의 국가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1211조2000억원이었다. 전년에 비해 93조원이 늘었는데, 그 가운데 절반이 넘는 47조3000억원이 공무원과 군인연금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생긴 것이었다. 공무원연금 같은 큰 누수 요인을 놔두고 아무리 재정 개혁을 외쳐본들 ‘언 발에 오줌 싸기’일 뿐이란 얘기다.



 박근혜 정부는 첫해에 21조원, 지난해엔 29조5000억원의 재정 적자를 냈다. 남은 3년을 낙관적으로 계산해도 현 정부 임기 중 140조원 안팎의 적자를 내게 된다. 2018년엔 국가 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40%를 넘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나라 곳간을 사수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당장 공무원연금부터 더 과감한 개혁에 나서야 한다.



 문제는 복지 수요가 분출하는데다 이에 편승한 정치권의 포퓰리즘이 갈수록 활개를 칠텐데 정부가 과연 이를 막아내고 개혁을 이뤄낼 수 있겠느냐는 거다. 재원 대책 없이는 세출 확대도 하지 않는다는 ‘페이고(Pay-Go)’법이 국회에 제출된 지 3년째다. 말로는 의원마다 “국가 재정을 위해 꼭 필요한 법”이라면서도 제대로 논의 한 번 없이 지금껏 국회 운영위에 처박아 놓고 있는 게 우리 국회의 현실이다. 그런 정치권이 내년 총선에서 죽기살기 식으로 예산 흔들기에 나설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한 푼이라도 엉뚱한 곳에 새지 않도록 지금부터 단단히 조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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