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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1등급 40%, 억대 연봉 1만6000명 … 안심대출의 역설

안심전환대출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안심전환대출은 기존 변동금리·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분할상환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품으로 지난 3월말부터 2주간 판매됐다. 최장 만기 30년의 2.6% 고정금리라는‘파격 조건’에 32만7000명이 31조7000억원의 대출을 갈아타며 열풍을 일으켰다. 덕분에 변동금리·일시상환에 몰려있던 주택담보대출의‘질’은 일시에 상당폭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 열기만큼이나 남은 후유증도 컸다.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계층에 혜택이 집중됐다는‘형평성 논란’이 거세게 인 것이 대표적이다.



80%가 신용 우량자인 1~3등급
경제적으로 안정된 계층이 갈아타
“선착순 아니라 은행이 심사했어야”
금융위는 “가계부채 개선” 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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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란 2라운드’는 12일 금융당국이 대출자 전수 조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벌어졌다. 금융위원회와 주택금융공사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출자 중 신용등급 1등급의 비율은 39.9%에 달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기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자의 1등급 비율(34.8%)보다 상당히 높은 편이다. 또 전체 대출자의 80%가 우량등급인 1~3등급에 속해 있다. 대출자들의 연 소득은 평균 4000만원으로 6000만원 이하가 80.1%를 차지했다. 다만 1억원을 넘는 경우도 5.1%에 달했다. 약 1만6000여명이 억대 소득자였다는 얘기다. 담보주택의 가격은 평균 2억9000만원으로 전국 아파트 평균매매 가격(2억8000만원)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역시 6억원 이상의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경우도 4.7%가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학용(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출자 100명 중 5명이 억대 연봉자”라면서 “이런 사람들에게 줄 자금을 서민들의 대출 부실화를 막기 위해 투입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신 의원측은 대출자 중에는 연소득이 5억4000만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일부 극단적 사례 대신 ‘큰 그림’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고승범 사무처장은 “안심대출은 빚을 갚아나가도록 해 외부충격에 취약한 기존 대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은행권 대출자들은 기본적으로 우량한 경우가 많고, 저소득층으로 대상을 한정하면 정책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분석 결과를 보면 당초 목표했던 전체 가계부채 구조개선 효과와 중산층 이하의 대출구조 개선에도 기여한 부분이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안심전환대출이 예상을 뛰어넘는 호응을 얻으면서 당초 내년말까지 목표로 했던 ‘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 비중 30%’를 초과달성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국이 흥행에 신경을 쓴 것에 비해 ‘정밀조준’은 다소 부족했다는 지적은 금융권안에서도 나온다. 가계대출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내놓은 정책상품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계층이 이용하는 일종의 ‘역(逆)선택’이 벌어지면서 정책의 효과도 갉아먹었다는 얘기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자체 분석 결과에서도 신용등급이나 재무상태가 상대적으로 우량한 고객들이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는 흐름이 나타났다”면서 “당초 선착순보다는 대출자를 잘 아는 은행이 선별할 수 있도록 했다면 정책효과도 높이고 은행의 수익성 타격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 했다.



 여전히 남은 후유증도 있다. 안심전환대출을 유동화시킨 채권(MBS)이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채권시장의 수급이 왜곡돼 시중 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대표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국내외에서 채권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며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가 안심전환대출을 한달 5조원씩 한도를 쪼개 판매하려했던 것도 채권시장의 부담을 감안해서였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열기에 연간 한도를 넘어서는 물량이 일시에 팔려나가면서당초의 계획은 틀어졌다. 시중금리가 오르면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가 반감되는 것은 물론 당장 변동금리 대출자의 부담은 커질 수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완중 연구위원은 “초저금리에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자금을 활용하는 등 수급 왜곡을 완화할 대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jm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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