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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아이언맨, 아이는 헐크...그래픽 티 10년 만의 전성시대

그래픽 티셔츠가 10년 만에 거리로 돌아왔다. 다양한 그래픽 티셔츠들을 모아봤다. 맨 윗줄은 마블 코믹스의 주인공, 두 번째 줄은 패션 디자이너가 만든 독창적인 캐릭터, 세 번째 줄은 록 스타, 네 번째 줄은 현대미술작품, 마지막 줄은 디즈니 캐릭터를 새긴 티셔츠다. 가운데 사진은 출시 하루 만에 2만장이 팔린 스파오의 ‘아이언맨 아크 원자로 티셔츠’(사진 1). 2,3 디자인 유나이티드 4~6,21 스파오 7 그리니치 8,9 비욘드클로젯 10 겐조 11 코치 12~15 탑텐 16~18, 25 유니클로 19 클라이드앤 20 SJYP 22~24 제인송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픽 티셔츠, 올여름 패셔니스타의 필수 아이템

패션 테러리스트 취급을 받았던 그래픽 티셔츠가 올 여름엔 첨단의 패션 트렌드가 됐다. 여름이면 늘 나오는 게 티셔츠라지만 이번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캐주얼한 SPA 브랜드는 물론 하이엔드 패션을 만드는 패션 디자이너들도 그래픽 티셔츠를 내놓기 바쁘다. 그 티셔츠에는 수퍼 히어로, 만화 캐릭터, 전설의 록 밴드가 가슴에 새겨져 있다. 지난해까지 인기였던 구멍 뚫린 디스트레스트(distressed) 티셔츠는 이제 옷장 안에 넣어둬야한다. 이제는 그래픽 티셔츠의 시대다.



2002년부터 고집스럽게 그래픽 티셔츠 UT를 만들어오고 있는 ‘유니클로’는 물론이고 한국 토종 SPA 브랜드인 이랜드그룹의 ‘스파오’와 신성통상의 ‘탑텐’도 그래픽 티셔츠를 올여름의 주력상품으로 내놨다. 유니클로는 앤디 워홀, 키스 해링 등의 대표적인 예술 작품과 찰리 브라운, 스누피, 미키 마우스, 벨기에 만화 틴틴 등 만화 캐릭터를 이용한 1200종의 티셔츠를 내왔다. 탑텐은 유니버셜 뮤직의 아티스트를 담은 200가지 그래픽 티셔츠를 준비했고 스파오는 어벤져스·스타워즈·디즈니의 캐릭터를 새긴 티셔츠 110종을 출시했다.





SJYP의 도날드덕 티셔츠를 입고 JTBC ‘속사정 쌀롱’에 출연한 모델 이현이(왼쪽)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린 가수 현아.




애들이나 입는 거라고?



과거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는 어린이들이나 입는 옷이라 여겨졌다. 특히 만화 캐릭터는 성인이 입으면 패션 테러리스트 취급을 받거나 피터팬 증후군을 의심했다. 하지만 올여름엔 오히려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는 ‘옷 좀 입는다’는 패셔니스타가 찾는 ‘잇(it) 아이템’이 됐다.



그래픽 티셔츠의 인기에 불을 붙인 것은 마블 코믹스의 티셔츠가 출시되면서부터다. 지난달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개봉에 맞춰 SPA 브랜드에서 쏟아져 나온 마블 코믹스의 티셔츠는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아이들만이 이런 티셔츠를 산 게 아니다. 아이언맨, 헐크, 캡틴 아메리카 등 마블의 영웅들을 좋아하던 어른들도 이 티셔츠를 사기 바빴다.



지난 3월 발빠르게 마블 티셔츠를 선보인 ‘디자인 유나이티드’는 상품기획 단계부터 판매처인 이마트와 함께 마블 티셔츠를 위한 팝업 스토어를 만들어 운영했다. 디자인 유나이티드의 마블 티셔츠는 판매 한 달 만에 12만 장을 다 팔았다. 이마트의 정상환 대리는 “일반적인 티셔츠는 한 달에 1만 장 팔기도 힘든데 12만 장이, 그것도 4세 아동부터 성인용까지 모든 사이즈가 완판됐다”고 전했다. 디자인 유나이티드는 11만장 추가 제작에 들어갔으며 이달 중순에 재판매할 예정이다.



이랜드의 SPA브랜드인 스파오도 마블 티셔츠를 전면에 내세웠다. 매해 ‘T-POT’(티팟. ‘그래픽티셔츠+스팟’의 합성어) 라인으로 해외 라이센스 캐릭터를 사용한 그래픽 티셔츠를 내놓았던 스파오는 어벤져스, 미키 마우스, 스타워즈를 올해의 캐릭터로 선정했다.  





마블 티셔츠 한 달 만에 12만 장 팔리며 유행 이끌어

평범함 속 개성 찾는 ‘놈코어’ 트렌드에 키덜트족까지

패션 디자이너 작품부터 디즈니·록밴드 등 수백 종






올해 코치의 봄·여름 컬렉션에 등장한 캐릭터 티셔츠 차림의 모델.
디자이너 브랜드도 가세



어벤져스와 함께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디즈니 캐릭터다. 여러 브랜드에서 미키마우스, 도널드 덕 등의 디즈니 캐릭터를 응용한 제품을 내놨다. 마블 티셔츠로 재미를 본 디자인 유나이티드는 지난달 30일부터 디즈니 캐릭터로 만든 그래픽 티셔츠를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이 또한 일주일 만에 3만2000장을 팔았다.



패션 디자이너들은 디즈니 캐릭터와 함께 캠페인성 문구를 넣어 디자인 철학을 함께 표현한다. 부부 디자이너 스티브J와 요니P는 자신의 데님브랜드 SJYP에서 도널드 덕을 새긴 티셔츠와 에코백을 출시하며 ‘도널드는 블루를 좋아해’(Donald likes the blue)라는 문구를 새겼다. 디자이너 요니P는 “데님을 뜻하는 ‘블루’를 내세워 디즈니 캐릭터에 우리의 디자인 철학을 결합시켰다”고 말했다. 패션 디자이너 송자인은 101마리 달마시안, 플루토 등의 개 캐릭터를 넣고 ‘Dog bless you’(※‘신의 은총이 있기를’이란 뜻의 ‘god bless you’를 차용한 말)라는 문구를 티셔츠에 넣어 동물 사랑과 유기견 보호 메시지를 담았다.



한편에서는 유명 록 밴드를 주제로 한 ‘록(Rock) 티’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 SPA브랜드 탑텐은 지난달 17일 유니버설 뮤직의 상품(MD)회사 브라바도와 함께 협업해 1970년대 전설의 록 밴드였던 ‘롤링 스톤즈’, 80년대 록과 힙합을 접목시켰던 미국 힙합그룹 ‘런 디엠씨’ 등에 대한 200종의 티셔츠를 출시했다. 지난해 처음 브라바도와의 협업으로 100종의 록 티를 출시했던 탑텐은 30만 장을 찍어 다 팔고는 올해 목표를 100만 장으로 올려 잡았다. 유니클로는 ‘뮤직 아이콘’라인으로 메탈리카, 레드핫칠리페퍼스, 다프트 펑크 등 7개 팀의 40여 가지 디자인을 내놨다.





그래픽 티 열풍, 왜일까



그래픽 티셔츠가 다시 돌아온 건 10년 만의 일이다. 10년 전엔 옷 잘 입기로 유명한 미국 배우 사라 제시카 파커가 2004년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 미키 마우스가 새겨진 노란색 티셔츠에 베이지색 재킷을 입고 나온 후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다.



올해의 그래픽 티셔츠 유행은 패션 런웨이에서 시작됐다. 세계 유수의 패션 디자이너들이 올 봄·여름 컬렉션의 주제로 ‘거리 패션’을 내세우며 그래픽 티셔츠를 런웨이에 세웠던 것이다. ‘코치’는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 개리 베이스만에게 의뢰해 개성있는 7개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 캐릭터에 ‘크리쳐’란 이름을 붙이고 티셔츠에 새겼다. 소니아 리켈은 앤디 워홀의 바나나 작품을 차용해 스웨트 티셔츠를 만들었고, 겐조의 디자이너 움베르토 레온은 올해 봄·여름 컬렉션 패션쇼 피날레에 가상의 미래인물 ‘크놀라’가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고 나와 화제가 됐다.



‘놈코어’ 스타일 열풍도 영향을 미쳤다. 놈코어는 ‘평범한 옷을 무심하게 입지만 세련돼 보이는’ 스타일을 말한다. 놈코어라는 말은 2013년 미국 뉴욕의 트렌드 전망 회사 케이-홀이 ‘다르지 않음에서 오는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태도’를 새로운 트렌드로 제시하면서 나왔다. 그래픽 티셔츠는 평범하고 편해야 하지만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놈코어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현진 건국대 의상학과 교수는 “정보의 홍수 속에 즉각적이고 감각적인 판단을 선호하는 요즘의 추세와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메시지와 이미지를 한눈에 표현하는 그래픽 티셔츠가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됐다는 얘기다.



어린 시절의 감성을 성인이 되서도 고수하는 키덜트 족이 많아진 것도 한 가지 이유다.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나 뮤지션의 상징물을 새긴 옷을 입음으로서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며 즐거워 한다. 에스모드 서울의 윤미혜 교수는 “웃음을 주는 캐릭터 상품들이 폭넓게 사랑받고 있다”며 “그래픽 티셔츠가 복잡한 경쟁 사회에서 여유를 줄 수 있는 감성적인 코드가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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