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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관련 검색어 1위 임용, 2위 사건·사고…교육은 맨 마지막

우리나라 교사 다섯 명 중 한 명은 교사가 된 걸 후회한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중학교 교사 10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해 발표한 직업 만족도 조사를 토대로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가 분석한 ‘2013 교수·학습 국제조사’ 결과다. 교사가 된 걸 후회하는 교사의 비율은 한국이 20.1%로 OECD 회원국 34개국 중 가장 높았다. 대조되는 조사 결과도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직업 1위가 바로 교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발표한 ‘2014년 학교진로교육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고생 희망직업 1위로 교사가 꼽혔다. 현직 종사자들은 “후회한다”고 말하고, 청소년은 “되고 싶다”는 직업이 교사인 셈이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스승의 날’을 맞아 교사와 스승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분석해봤다.


교사 키워드 ‘폭력적인’ ‘비도덕적인’ 등 84% 부정적
편하고 안정적인 직장인 또는 교육 기능인으로 인식
청소년 선호 직업 1위지만 정작 교사 20% “직업 후회”





폭력적인, 비도덕적인, 걱정스러운, 부족한. 소셜미디어에 비친 ‘교사’의 모습이다. 江南通新이 빅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타파크로스에 의뢰해 실시한 ‘교사 및 스승에 대한 소셜미디어 상 담론 분석’의 결과 교사에 대한 키워드는 부정적인 내용이 전체의 8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1일부터 올해 4월 28일까지 약 1년간 트위터·페이스북·블로그·카페·커뮤니티 등 소셜미디어 상에 나타난 교사와 관련된 단어 10억8600만3078건을 조사·분석한 결과다. 반면 스승에 대한 키워드는 71%가 긍정적인 내용이었다. 감사한, 훌륭한, 뛰어난, 사랑하는, 소중한, 따뜻한 등의 키워드가 많았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에서 더 많이 언급된 건 스승(32%)이 아닌 교사(68%)였다. 교사와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된 내용은 ‘직업으로서의 교사’였다. 임용·채용·취업·경력·자격증 등의 연관어가 많았다. 교사에 대한 긍정적인 내용도 ‘편한’ ‘안정적인’ 등 직업적인 이점을 표현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직업으로서의 교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교사 관련 담론은 ‘이슈 및 사건 당사자로서의 교사’(20%)였다. 폭력·폭행·처벌·아동학대·성추행 등이 교사라는 말과 함께 언급됐다. 정치·시국선언·인권·급식 등 사회참여자로서의 교사(20%)도 소셜미디어에 비친 교사의 주요한 모습이었다. 수업이나 교실, 과목이나 성적 등 가르치는 사람, 즉 교육 주체로 언급한 건 18%로 다른 담론보다 낮았다. 교사를 ‘편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직업인’이자, 정치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폭력과 폭행 등 ‘사건 사고와 관련’돼 있으며,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 ‘교육적 기능인’으로 인식한다고 풀이됐다.




 교사과 강남이라는 두 개의 단어가 함께 사용될 경우 어떤 담론이 형성될까. 사립학교, 자격증 등 채용 관련 키워드와 강남 엄마, 서울대 등 입시 관련 키워드가 두드러졌다. 스승과 강남이라는 단어가 함께 사용된 경우는 선물, 감사, 강남역, 맛집 등의 키워드가 가장 많이 검색됐다.

 안예나 타파크로스 팀장은 “지난 1년간 스승을 주제로 한 담론이 크게 늘어난 건 지난해 5월 15일 스승의 날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교사에 대한 담론은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급격히 늘어난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교사에 대한 언급이 가장 많았던 건 지난 1월 어린이집 보육교사 폭행 사건 때였다. 두 번째는 지난해 5월 ‘세월호 참사과 관련하여 비판 교사 징계 및 시국선언 언급 확산’ 때였고, 그 다음은 지난해 7월 얼차려로 다리 근육이 파열된 학생과 체벌 교사 논란 등이었다. 안 팀장은 “과거에는 스승이라는 말과 교사라는 말이 비슷하게 활용됐지만 최근에는 교사와 스승이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업으로서의 교사는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급여 수준도 괜찮다. ‘2013 교수 학습 국제조사’에 따르면 한국 교사들의 초봉은 OECD 회원국 평균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경력이 높아질수록 임금 수준이 높아져서 나중엔 세계 최상위권이 된다. 미국 교사들과 달리 여름·겨울방학에도 임금을 보장 받는다. 경제적 처우만 따지면 세계적 수준이라 해도 손색 없는 수치다.




초등학교 교사를 희망하는 최모(17·서울 도곡동)양은 “오후 3시면 근무가 끝나는 데다 방학 때 한 달 가량 쉴 수 있고, 봉급도 대기업 못지않다고 들었다”며 “가르치는 게 좋아서라기보다는 이만한 근무 조건이 없다고 생각해 희망직업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교사를 ‘가르치는 스승’이 아닌 ‘편한 직장인’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심모(42·서울 방배동)씨는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존경심은 아이나 학부모 모두에게서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사들에게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물었다. 교사 경력 30년차인 한 초등학교 교사는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현직 교사에 대해 ‘선생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존경의 시선이 있었지만, 요즘엔 학부모나 학생들이 교사를 자신의 이권을 위해 얼마든지 협상하고 조정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기 초에는 학부모들이 ‘친한 친구들끼리 같은 반으로 편성해달라’거나 ‘학급 회장을 바꿔달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고도 전했다. 말 붙이기조차 어렵고 힘든 상대에서 친근한 교사로 바뀌는 시점에, 교사의 권위가 떨어지면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는 ‘과도기’라는 분석도 했다. 경력 22년차인 한 중학교 교사는 “교사에 대한 부정적인 감성 키워드에 ‘실망스러운’이나 ‘답답함’이 있다는 건 뼈아프다”며 “사교육 시장이 커지면서, 학생들이 요구하는 수업의 질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공교육 교사들이 실력이 이에 부응하지 못한 데서 나타난 권위 추락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교사 스스로 전문성을 높이고 고쳐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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