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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종합전형, 특별한 경험보다 너만의 생각이 중요해

대학 수시모집에서 수험생과 학부모가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이다. 교과 성적뿐 아니라 비교과 활동, 자기소개서, 교사 추천서, 면접 등을 종합해 당락을 가르는 전형이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혼란스러워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일반고에서는 “학생부가 20장이 넘을 정도로 화려한 스펙으로 무장한 특목고·자사고 학생과 경쟁이 안된다”며 지레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일반고를 졸업해 상위권 대학에 합격한 이들의 얘기는 달랐다. “자기소개서를 통해 일반고 출신만의 경쟁력을 보여주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일반고에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 합격한 선배들이 전하는 노하우를 들었다.



일반고 출신 선배들이 말하는 대학 입시 전략







“자기소개서, 전체 관통하는 주제어 찾기부터”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1학년 이승아


이승아씨의 비교과 활동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다. 그는 “학교에서 운영하는 영재학급에서 과학·수학 심화 수업을 받고 소논문을 쓰는 활동을 한 게 가장 눈에 띄는 경력일 것”이라고 말했다. 학급 임원을 두 차례했고, 3학년 때 교내 대회에서 대상을 한 번 받았다. 동아리는 3학년 때 ‘진로탐색’ 활동을 한 게 전부고, 봉사활동은 봉사 시간을 인정받을 수 없는 경기도의 작은 유기견 보호소에서 주로 했다.



그는 “자기소개서를 쓸 때 가장 신경 쓴 게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어 찾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소소하고 자질구레해보일 수 있는 경험들을 내 색깔에 맞게 의미부여를 하려면 하나의 키워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씨가 생각한 주제어는 ‘변화와 발전의 과정’이었다. 그는 “대학에선 ‘특별한 경험’이 아니라 ‘나만의 생각’을 요구하는 것 같다”며 “경험은 이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소재의 역할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자신의 생각을 담은 주제어를 정하니 사소한 경험들도 의미있게 이어졌다. 심지어 교내대회에 참가했다 상을 받지 못한 경험도 자기소개서에 담았다. 이씨는 고2 때 생물 경시대회에 나가 아무 상도 못 받아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오히려 이 대회를 통해 공부 방법을 바꿔 3학년 때는 같은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고 생물 성적도 끌어올린 일화로 적었다.



성적이 꾸준히 올랐던 것도 소재로 활용했다. 이씨는 “사교육을 받지 않지 않아, 고등학교 입학 초기에는 내신이 다소 낮았는데 3학년 때는 1.0등급까지 올렸다”며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 방법을 찾으려 했던 노력으로 어필했다”고 말했다.





“내 성장과정 지켜본 선생님과 함께 준비하길”



연세대 언더우드 국제학부 1학년 유지헌


유지헌씨는 학생부종합전형을 ‘그림 그리기’에 비유했다. “소를 그리려면 소를 가장 신경써서 표현해야겠지만 주변에 있는 풀이나 초가집, 목동도 그려넣어야 그림이 완성된다”며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부 하나만 신경 쓰기보다는 두루두루 경험을 넓혀둬야 더 유리한 것 같다”는 얘기다.



학생부종합전형 중 영어특기자 전형으로 지원할 생각은 고1 때부터 하고 있었다. “수학에 자신이 없는 데다, 국어 점수도 들쑥날쑥해 영어 성적으로 대학에 가야겠다고 일찍부터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비교과 활동도 영어와 관련된 활동에 집중했다. 봉사활동은 서울대병원에서 외국인환자를 위한 영어 통역, 다문화 가정의 자녀 학습 돌봄 등을 주로 했다.



교외에서 주최하는 영어토론 대회나 프레젠테이션 대회에도 자주 참가했다. 학생부에는 교내활동만 기재할 수 있다. 교외활동에서 아무리 큰 상을 수상해도 학생부나 자기소개서에 기재할 수 없어 많은 고교생들이 이런 대회에 참가하는 걸 “시간 낭비”라 치부하기도 한다. 유씨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외고나 국제고, 자사고 학생들에 비해 일반고 학생들은 영어로 말하고 쓰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이런 대회를 통해 영어에 대한 실력과 감각을 다듬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조언도 했다. “마음에 맞는 선생님과 지속적으로 상담하라”는 것이다. 유씨는 고1 때 영어 교사가 멘토 역할을 해주며 부족한 부분을 조언해줬다. 2학년 때는 영어 교사와 ‘영어 신문 동아리’를 만들어 부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유씨는 “나의 성장 과정을 꾸준히 지켜본 선생님과 내신·비교과활동은 물론 자소서와 추천서까지 함께 완성하면 학생부종합전형을 대비하는 게 훨씬 쉬워진다”고 얘기했다.





“시행착오 겪으며 개척하는 것도 경쟁력”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1학년 오종환


오종환씨는 “작은 생활 습관 하나하나까지 잠재력과 가능성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게 학생부종합전형”이라고 말했다. 그가 자소서를 통해 강조한 습관은 ‘신문 읽기’다. 오씨는 고등학교 3년 내내 매일 오전 자율학습 시간에 신문을 읽고 스크랩을 했다. 그는 “정치학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회 구조를 연구하는 학문인데, 신문 읽기를 하다보면 법률이나 정책이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실제 사례를 풍부하게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진로와 연관시켰다.



신문 읽기와 동아리도 연결지었다. 오씨는 “2학년 때 친구들과 ‘사회과학 동아리’를 만들어, 주제별로 신문 기사를 찾아 읽고 토론하는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교내에서 열린 토론대회에서 우승한 경험도 신문 읽기 습관과 이어진다. 그는 “신문 기사를 많이 읽으면 논리적인 표현법에 익숙해진다”며 “상대 팀을 즉석에서 논박할 때도 순발력 있게 논리정연한 내용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외교학과 지망생들이 필수적으로 참여한다는 ‘모의유엔대회’는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국제 구호단체인 컴패션에서 ‘편지 번역 봉사’를 했다. 오씨는 “컴패션에서 편지 봉사를 하다보면, 세계에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얼마나 많고, 그곳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더 속속들이 알 수 있어 나에게도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오씨는 “일반고 다닐 때, 특목고와 자사고 애들을 ‘대단하다’며 부러움으로 시선으로 바라본 적이 많다”며 “모든 게 갖춰진 학교에서 그걸 누리며 스펙을 만들어가는 것보다, 일반고에서 스스로 시행착오도 겪으며 개척해보는 경험을 해보는 것도 자신만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글=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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