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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 신부 없이 진행되는 결혼식…게이 시장 잡아라

동성 커플 결혼식 [사진 = 미국 가족 시트콤 ‘모던패밀리(Modern Family)’ 한 장면 ]


‘5조9400억엔(약 54조원) 게이 시장을 잡아라’.

최근 일본 기업들에게 떨어진 숙제다. 닛케이(日經) 온라인판은 10일 “5조9400억엔에 달하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LGBT(게이ㆍ레즈비언ㆍ양성애자ㆍ트랜스젠더), 곧 성적 소수자를 배려하는 일본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쿄 미나토구의 한 결혼식장은 동성 커플을 위한 결혼식 절차를 따로 준비해 놓고 있다. 가능한 한 ‘신랑’이나 ‘신부’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서류를 사용하고, 의상을 소개하는 전단지도 드레스와 턱시도 조합이 아니라 턱시도 2벌로 이뤄진 걸 따로 만들었다. 이 결혼식장의 매니저는 “과거에는 ‘독실로 하시겠습니까’라고 물었지만 지금은 동성 커플이 스스로 차별 받고 있다고 느낄까 봐 다른 고객들과 똑같이 대한다”고 말했다. 이 결혼식장은 대신 같은 날 다른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이 동성 커플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지 않을까 우려해 피로연 일정과 동선 등에 대해서 세세하게 신경 쓰고 있다.

관광업계도 동성 커플 유치에 열심이다. 교토에 위치한 호텔 그랑비아는 2006년 세계 최대의 성적 소수자 여행 단체인 ‘국제 게이ㆍ레즈비언 여행협회(IGLTA)’에 가입, LGBT 전문 컨설팅 업체를 초청해 연 1회 교육받고 있다. 이 호텔의 프론트 데스크에서 일하는 무라 테츠야는 “LGBT에 대한 인식이 없었던 시절 동성 2명이라서 더블룸(퀸사이즈 침대 1개)이 아니라 트윈룸(싱글 침대 2개)을 추천했다”며 “지금은 동성 커플에게도 데이트하기 좋은 레스토랑을 추천하는 등 이성 커플처럼 대하는 게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이 호텔을 방문하는 미국 손님들의 10%는 LGBT로 추정된다.

일반 기업들도 LGBT에 대한 이미지 제고에 나섰다. 지난달 25일부터 이틀간 도쿄 시부야에서 열린 성적 소수자를 위한 이벤트 ‘도쿄 레인보우 프라이드’에는 지난해의 4배에 달하는 5만5000여명이 방문했다.

의류업체 갭의 일본법인은 지난해부터 이 이벤트를 협찬, 올해는 이벤트 기간에 도쿄 하라주쿠의 본점 외관과 인테리어를 LGBT를 상징하는 레인보우 테마로 바꿨다. 그 결과 같은 기간 점포 방문자 수가 전년의 3배로 늘었다. 이 회사의 마케팅 담당 나카타 료타로 수석매니저는 “젊은 세대 주변에는 직ㆍ간접적으로 LGBT와 관련된 사람들이 많다”며 “특히 부모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아이가 편견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문제 의식이 강해 LGBT를 배려하는 기업의 노력에 가치를 둔다”고 말했다.

광고업체 덴츠의 지난달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LGBT 시장 규모는 5조9400억엔으로 추산된다. LGBT를 지원하는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싶다고 응답자는 전체의 53%에 달했다.

보험업계 등에서는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동성 커플을 위한 상품 개발에 적극적이다. 푸르덴셜생명보험이 2010년 판매를 시작한 보험은 사망보험금에 대한 청구권을 법적인 혼인 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파트너에게도 인정해 화제가 되었다. 다만 아직까지 동성 커플이 이 상품에 가입, 실제 청구권을 행사한 사례는 손으로 꼽힐 정도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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