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커버스토리] 고민 해결사·이야기보따리…전국서 날아온 선생님 자랑

5월 15일은 스승의날이죠. 지난주 소년중앙 편집부의 e메일함은 전국에서 보내온 독자들의 편지로 꽉 찼답니다.

소년중앙과 맥도날드가 함께 기획한 ‘우리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이벤트에 참여한 사연들이었죠. 선생님을 소개하는 재미있는 글과 함께 직접 그린 선생님의 얼굴을 사진 찍어 보내면 추첨을 통해 스승의날에 맥도날드 햄버거 세트를 각 학급 교실로 배달하는 이벤트였는데요, 선생님과 반 친구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하고 싶은 독자들이 앞다퉈 응모했답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재미난 사연들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전국에서 단 7개의 학급이 선발됐습니다. 과연 소중 독자들이 자랑하고 싶은 ‘우리 선생님’은 어떤 분인지 한번 살펴볼까요.

사랑의 초콜릿약 | 김우연 학생

안양 범계초 5학년 5반 신소영 선생님

소중 독자 여러분은 학교 선생님께 약을 선물로 받아본 적 있나요? 우리 반은 지난 어린이날 선물로 약 봉투를 받았답니다. 약국 이름은 ‘범계 5-5’, 약사 이름은 신소영, 바로 담임선생님이었죠. 봉투에서 약을 꺼내보고 또 한번 놀랐어요. 약 봉지 하나하나마다 이름이 붙어 있었거든요. ‘우연이를 항상 행복하게 만드는 약’ ‘우연이가 부모님께 효도하게 되는 약’처럼 말이죠. 한 봉지 뜯어보니 달콤한 초콜릿 약이 손바닥에 톡 하고 떨어졌어요. 선생님께서 반 전체 아이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정성스럽고 예쁘게 포장해서 우리들 각자의 이름을 일일이 써서 주신 거예요. 기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우리 선생님은 젊고 날씬하고 예쁘답니다. 잘 웃고 마음씨도 고우세요. 야단을 치실 때도 크게 화내시지 않아요. 잘못이 무엇인지 스스로 깨닫게 해 알아서 반성하게 이끌어줍니다. 수업도 재미있어요. 모둠 수업을 많이 하는데, 아이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시고 칭찬도 많이 해주시죠.

얼마 전엔 선생님이 깜짝 컵라면 파티를 열어 줬어요. 학기가 시작하고 2달이 지나도록 우리 반 친구들이 크게 싸우지 않고 사이 좋게 잘 지냈다고 상을 주신 거죠. 놀라운 건, 바로 다음 교시에 피구 시합을 했는데 그전까지 꼴찌를 달리던 우리 반이 아무도 못 이긴 1등 반을 이긴 거예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우리 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사랑으로 우리 반은 힘을 내고 뭐든지 열심히 하리라 생각합니다. 사랑해요 선생님~.

신소영 선생님이 안양 범계초 5학년 5반 학생들에게 선물한 사랑의 약.
김우연 학생기자의 신소영 선생님 인터뷰

아이들이 선생님의 진심 알아주고 표현해줄 때 가장 보람 느끼죠


―‘사랑의 약(초콜릿)’을 받고 감동했어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나요. “지금까지 서로 사이 좋게 잘 지내준 우리 반 아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선생님이 직접 만들어 주는 선물이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았죠.”

―처음 선생님이 됐을 때와 지금 달라진 점이 있나요. “10년째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지금은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고 서로 다른 부분도 존중할 수 있게 됐답니다.”

―선생님 하시면서 가장 보람될 때는 언제인가요. “선생님의 진심을 알아주고 아이들이 진심으로 표현해줄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또 예상치 않게 아이들이 감동을 주었을 때도 기쁘죠.”

―가장 기억에 남는 제자는 어떤 아이였나요. “파키스탄에서 온 아이가 기억나요. 부모님이 잘 보살피지도 않고 한국말도 서툴렀죠. 그래서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했고 말썽도 많이 부렸답니다. 여러모로 힘들게 했지만 나중에는 감사 표현도 하고 선생님 생각도 해주는 바른 학생이 됐어요. 몇 년 후에는 이런 인터뷰를 해준 우연이도 생각날 것 같아요.”

―우리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 있나요. “『아름다운 가치 사전』이라는 책이 있어요. 여러분도 읽어보고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마지막으로 우리 5학년 5반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부탁 드립니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친구들끼리 배려하고 마음을 나누며 사이 좋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또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고요. 5학년 5반 사랑해요.”

칠판에 걸린 바지의 비밀 | 김희주 학생

부천 심원초 5학년 1반 박상민 선생님

키가 186cm인 우리 선생님은 달리기를 매우 잘하십니다. 운동을 좋아하시죠. 그런데 얼마 전 아주 재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체육시간이었습니다. 모두들 8자 줄넘기를 연습하고 있었어요. 어려워서 잘하지 못하는 친구들 곁으로 선생님이 다가가셨습니다. 시범을 보여주겠다며 열심히 뛰기 시작하셨죠. 바로 그 순간, 엄청나게 큰 소리가 나면서 선생님의 바지가 찢어졌습니다. 엉덩이 쪽에 커다란 구멍이 나고 말았죠(뜨아)! 더 웃긴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습니다. 선생님은 찢어진 바지를 벗어 교실 칠판에 걸어두셨답니다. 그리곤 며칠간 아무렇지 않게 찢어진 바지가 걸린 칠판을 활용해 수업을 하셨어요 우리를 웃기겠다는 이유로 말이죠.

선생님이 구워주신 사랑 한 조각 | 서동현 학생

서울 우솔초 3학년 5반 강경아 선생님

우리 선생님은 예쁜 케이크를 굽는 마법의 손을 가졌어요. 한 달에 한 번씩 우리 반 친구들을 위해 케이크와 쿠키를 만들어 주십니다. 집에서 직접 조리기구를 가지고 와서 반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요. 어떤 때는 집에서 새벽까지 케이크를 굽느라 잠도 설치신대요. 케이크랑 쿠키를 더 많이 먹게 해주고 싶은데 우리들이 학원 시간 때문에 학교에서 빨리 나가야 하는 게 안타까워서요. 정말 감동적이죠?

우리 반은 가끔 누워서 수업을 해요. 하루 종일 앉아서 공부하는 게 힘들다고 모둠 활동 시간에는 교실 바닥에 눕기도 하고 편하게 앉기도 하면서 수업하게 해 주시거든요. 그래서 공부가 더 재미있어요. 항상 다른 사람을 배려·이해 양보하며 칭찬하고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열심히 가르쳐주십니다. 선생님 덕분에 우리 반의 협동심은 하늘을 찌르죠. 지난 체육대회 때 했던 반별 피구대회에서 우리 반이 1등을 했어요. 야호! 정말 신나고 재미있었고 좋은 추억이 되었어요. 우리 3학년 5반 친구들은 강경아 선생님이 너무 좋아요. 선생님 사랑해요.

우리를 귀하게 대하는 선생님 | 최고은 학생

화성 학동초 5학년 3반 이은나 선생님

우리 선생님은 우리에게 존댓말을 쓰십니다. 마치 엄마처럼 우리 모두를 자식같이 대해 주는 모습에서 선생님이 우리를 사랑하는 마음을 느꼈어요. 그래서 우리들도 선생님을 존경하고 좋아하게 됐죠. 지난 장애인의 날, 큰 도화지에 사과나무를 그리고 우리 반 모두 각자 사과 모양 포스트잇에 우리 반 장애인 친구의 장점을 썼습니다. 우리들이 쓴 장점을 하나하나 읽어보시면서 어쩜 이렇게 장점을 잘 찾느냐고 칭찬해 주셨습니다. 우리들도 칭찬을 들으니 으쓱해졌고 장애가 있는 친구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시간이 됐습니다.

선생님은 ‘이야기보따리’입니다. 선생님이 이야기를 하실 때는 우리 반 28명 모두 눈망울이 초롱초롱해집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사회시간 국토를 가르칠 때 해주셨던 어릴 적 시골에 살았던 이야기였습니다. 아침마다 목장을 운영하는 이웃 아저씨 집에 가서 갓 짠 우유를 얻어와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었다는 이야기에 모두가 귀를 기울였습니다. 또 비가 너무 많이 오는 날은 선생님의 엄마가 학원을 안 보내셨다는 이야기에는 모두 한마음으로 부러워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비가 많이 와도 엄마가 학원을 꼭 보내기 때문입니다.

항상 웃으시고 친근한 선생님과 있으면 아프고 슬픈 기억이 사라집니다. 우리 선생님 참 좋죠!

우리들의 고민 해결사 | 전수영 학생 외

서울 도성초 5학년 7반 임여정 선생님

고민 해결사 임여정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선생님은 우리가 직접 말하기 좀 힘든 사안이 있을 때 쪽지로 알릴 수 있는 작은 통을 만들게 했습니다. 이름하여 ‘고민의 통’입니다. 이 통이 없다면 친구들 사이 사소한 분쟁을 해결하지 않고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것이 쌓이면 학교 폭력이 발생할 수도 있고, 학교 생활이 재미없어질 수도 있을 텐데 말이죠. 선생님이 제안하신 ‘고민의 통’이 우리에게는 조금이나마 고민의 실마리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기회의 상자가 됐습니다. 정말 좋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우리 마음을 잘 이해해 주십니다. 공부를 못한다고 차별하지 않고, 수행평가나 지필평가 점수도 공개하지 않도록 하셔서 반 아이들끼리 공부를 못한다고 무시하거나 하는 일도 없습니다. 수업시간에 발표를 할 때도 돌림판을 돌려 모두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십니다. 공부를 지겨워하는 우리의 마음을 아시고는 재미난 영화를 활용해 수업을 하시기도 합니다. 그 덕에 재미도 있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수업시간이 됐습니다. 몇 년이 지나도 선생님의 수업 내용은 기억날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방법과 영상으로 호기심을 자극해 주셔서요. 이렇게 좋은 선생님의 얼굴을 친구 6명(전수영·이유진·안세빈·최서연·이서영·주수빈)이 모여 함께 그렸습니다.

사투리에 웃음꽃 피는 교실 | 김세연 학생

성남 돌마초 5학년 1반 박은정 선생님

우리 선생님은 부산에서 태어나 경상도 사투리를 많이 쓰십니다. 그래서 처음 들어보는 말들이 많아 가끔 어리둥절할 때가 있습니다. 외모는 아담하고 날씬하셔서 여성스러워 보이지만, 성격은 남자처럼 매우 화끈합니다. 선생님은 ‘조자버린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십니다. ‘조자버린다’라는 말은 ‘혼난다, 찢는다’라는 뜻을 지닌 경상도 사투리라고 합니다. 지난 3월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여러분, 종이 이제 그만 조자버리세요”라고 하셔서 우리 반 모두가 어리둥절한 적이 있습니다.

또 한 번은 수업시간에 시끄럽게 떠드는 반 친구에게 벌을 세우셨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가 벌서는 중에도 떠드는 바람에 선생님께서 “너, 한 번만 더 하면 조자버린다”라고 말씀하셔서 우리 반 친구들 모두 크게 웃었던 적이 있습니다. “열심히 하이소” “잘∼가이소” 등 선생님의 재미있는 사투리에 우리 반은 자주 웃음꽃이 핍니다.

이렇게 화끈하고 재미있는 분이지만, 또한 매우 자상하십니다. 선생님께서는 항상 학생들을 볼 때마다 밝은 얼굴로 인사를 하시고, 항상 인사말에 ‘예쁘다’ ‘똑똑하다’ ‘착하다’ 등의 말을 붙여서 우리의 기분을 좋게 만드십니다. 수학문제를 잘 못 푸는 친구가 있으면 혼내시거나 답만 알려주시지 않고 친구가 풀 때까지 기다리시고 정답과 그 이유까지 정확하고 꼼꼼하게 설명해 주십니다. 누구 하나 편애하지 않고 우리 반 친구들 모두 똑같이 사랑하시는 우리 담임선생님을 정말 존경합니다.

이상한 나라의 관쌤 | 이화진 학생 외

서울 세명초 6학년 달반 최관의 선생님

우리 관쌤은요, 엄청 웃기신데 더러워요. ‘더럽게’ 웃겨주세요. ‘THE LOVE’ 아닌 그냥 더럽이에요. 일단 똥 얘기를 엄청나게 많이 하세요. 항상 스스로 잘생겼다고 생각하시고 우리 반 친구들은 다들 못생겼대요. 우리를 아들, 딸이라고 불러주면서 앞에 ‘못생긴’이란 수식어를 꼭 붙이시죠. 매일 아침 학교에서 뵐 때마다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 참 험악하게 생겼다”며 놀리세요. 연세를 여쭤보면 “80살”이라고 하시고요. 어떤 친구한테는 1억8000살이라고 뻥을 치셨대요. 치매랑 치맥을 헷갈려 하시는 걸 보면 진짜 80살인지도 몰라요. 등산은 엄청나게 잘하신답니다. 고산지대에 사는 ‘라마’처럼요. 저희가 없으면 아마 학교 뒷산의 슈퍼맨이 되실 것 같아요.

이런 관쌤은 우리 학교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선생님이에요. 국어교사이자 『15살 교실이 아니어도 좋아』라는 책을 지은 작가이기도 해요. 놀 때와 공부할 때를 구분해 주시고 수업도 재미있어요. 선생님이 어릴 때 겪었던 재미있는 이야기도 자주 해주고, 맛있는 것도 많이 주세요.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해 주시고요. 가끔씩 예쁘다고 하실 때가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못생겼다고 하는 말씀이 진심이 아닌 것도 알 수 있답니다. 우리 담임선생님. 최관의 선생님. 6학년 달반 담임선생님. 관쌤. 부르는 이름은 다르지만 다 선생님을 부르는 이름입니다. 사랑해요 선생님!

정리=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소년중앙 페이스북
▶소년중앙 지면 보기
▶소년중앙 구독 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태그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