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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사용자 정치적 편향, 알고리즘 탓 아니다"

사용자 14억 명의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회사인 페이스북은 종종 ‘빅브라더(Big Brother)’라는 비판에 시달린다. 사용자의 성향을 분석해 당사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만 골라 보여주는 알고리즘 때문이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일라이 페리저는 이를 ‘필터 버블(Filter Bubble)’이라고 꼬집었다.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컴퓨터 알고리즘이 필터링해 보여주는 세상에 갇혀 살아간다는 의미다.

7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이런 비판을 반박하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자신들의 필터링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고, 어떤 정보를 취할 것인가 말 것인가 결정하는 선택권은 여전히 사용자 손에 있다는 것이다. 이날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온라인판에 소개된 논문을 통해서다.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친구가 올린 글을 자동으로 보여주는 뉴스피드(News Feed) 서비스를 제공한다. 친구들의 타임라인(Time Line)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되도록 해주는 편리한 기능이다. 하지만 1인당 최대 5000명까지 지정 가능한 친구의 게시물을 몽땅 다 보여주지는 못한다. 대신 사용자가 과거에 댓글을 달았거나 ‘좋아요’를 눌렀던 '진짜 친한' 친구의 글만 골라 보여준다. 문제는 이런 기능이 취지·오락 같은 소프트(soft)한 뉴스뿐 아니라 정치·외교 같은 하드(hard)뉴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이다. 보수 성향 사용자는 보수 친구의 글만, 진보 성향 사용자는 진보 친구의 글만 읽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이에 대해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민주주의의 바탕인 ‘사상의 자유시장(marketplace of ideas)’ 형성을 방해한다”고 비판해 왔다.

페이스북 데이터사이언스팀의 이탄 박쉬 박사팀은 이런 비판 맞는지 알아보기 위해 미국 페이스북 사용자 약 1010만 명의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먼저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에 가입할 때 스스로 ‘진보’ ‘중도’ ‘보수’라고 밝힌 정보를 토대로 정치적 성향을 분류했다. 이어 이들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6개월간 공유한 700만 개의 링크를 '소프트 뉴스'와 '하드 뉴스'로 구분했다. ‘하드 뉴스’는 다시 20명 이상이 공유한 22만6000개의 뉴스로 압축했다. 연구팀은 이 두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들이 자신과 정치적 성향이 다른 사람과 얼마나 많이 ‘친구’를 맺는지, 그들이 올린 글에 얼마나 노출됐고 또 그 중 얼마를 실제 읽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보수적인 사용자의 친구가 진보적인 뉴스를 공유한 경우는 35%, 반대 경우는 24%로 나타났다. 이 같은 비율은 페이스북 뉴스피드의 ‘필터링’을 거친 뒤 평균 1% P가 낮아졌다. 하지만 그렇게 페이스북이 보여준 글을 사용자가 실제 클릭한 비율은 4% P가 더 낮았다. 페이스북이 사용자의 ‘정치적 입맛’에 맞는 정보를 골라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정보를 사용자가 다시 직접 필터링하는 비율은 더 높다는 의미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2년 특정 사용자의 뉴스피드에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글의 노출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사용자의 감정 변화를 분석하는 소위 ‘감정 전염’ 실험을 했다. 이 같은 사실을 몰랐던 사용자들은 뉴스피드에 긍정적인 글이 늘자 긍정적으로, 반대 경우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6월 이 같은 결과를 담은 논문이 미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되자 “연구 윤리를 위반했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이번 연구는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진 뒤 시작됐다.

김한별 기자 kim.hanb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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