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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은 말 할수록 더 꼬여 … 박근혜 ‘도덕 외교’ 패러독스

박근혜 대통령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한·일 관계와 관련된 발언입니다. 보기를 보고 질문에 답하세요.

① 바른 역사 인식이 전제되지 않으면 미래지향적으로 가기 어렵다

② 역사를 부정할수록 초라해지고 궁지에 몰리게 된다

③ 역사는 국민의 혼이고, 혼이 상처받으면 근본이 흔들린다

④ 역사란 편한 대로 취사선택해 필요한 것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다

⑤ 관계 회복을 위해선 일본이 우선 역사 인식과 관련해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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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 1) 보기 중 윤 장관의 발언을 고르십시오. 몇 번일까요. 문제 2) 보기 중 가장 최근에 한 발언은 몇 번일까요.

 정답은 각각 ⑤와 ④다. ①은 박 대통령이 2013년 4월 편집·보도국장 오찬간담회에서, ②와 ④는 각각 지난해와 올해 삼일절 기념사에서, ③은 지난해 7월 마스조에 요이치 도쿄도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한 말이다. ⑤는 윤 장관이 2013년 12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말했다.

 외교부 직원들조차도 정답을 맞히기란 쉽지 않다. ‘역사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는 박 대통령의 대일 관계 원칙은 취임한 뒤 2년여 동안 변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생각이 그대로이니 정책을 구현하는 주무장관의 입장도 변할 수 없는 노릇이다.

 박 대통령의 이 원칙은 결코 틀린 게 아니다. 일본의 역사 왜곡은 도를 넘었고, 이에 대한 국민 여론 또한 격앙돼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 일본에 옳은 소리를 하면 할수록 한·일 관계를 비롯한 외교 상황이 꼬이는 역설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의 원칙주의가 한국 외교에 불러온 ‘박근혜 패러독스’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을 지낸 성균관대 김태효 교수는 “정부가 이제까지는 도덕과 외교를 혼동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대일 외교 원칙은 이렇다’라고 평가만 할 것이 아니라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익에 따라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현재의 국제 환경에서 너무 윤리적인 원칙에만 얽매여 융통성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의 원칙 외교는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의 외교를 추구하는 상대(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역사 도발을 계속하면서도 지속적으로 한·일 정상회담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잘못한 쪽이 제대로 된 사과 없이 풀자고 하는 것을 원칙에 입각해 거절하는 것이 오히려 고집스러워 보이는 상황이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나만 옳다”는 인식하에 대화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는 건 잘못된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이화여대 박인휘(국제관계학) 교수는 “국가 관계는 대화와 협상의 결과여야 하는데, 늘 정답은 우리가 갖고 있는 것처럼 무조건 따라오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연세대 문정인(정치외교학) 교수는 “‘역사문제 선결이라는 원칙도 중요하지만 일단 만나는 게 외교적 순리”라며 “정상회담에 전제조건을 내 거는 것이 국제적 관례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아베 총리와 일본 국민을 분리하는 지혜와 만나서 직접 따지는 정치적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패러독스’는 남북관계에도 적용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남북 간 작은 부분부터 신뢰를 쌓는 것이 핵심인데, 정부는 여기서도 북한의 진정성 있는 행동이 우선이라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북한 입장에선 움직일 동인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장세정 팀장, 정용수·전수진·유지혜·안효성·왕웨이(인턴)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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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