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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대 효과? … 대학가 ‘적립금 소송’ 채비

대학 적립금이 많은 학교를 상대로 학생들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적립금이 쌓여 있는데도 교육 여건 개선에 소홀한 대학에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등록금이 적립금 축적에 기여했을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는 행동이다.

 연세대 등 10개 대학 총학생회가 참여하는 ‘대학교육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대표자 연석회의’는 7일 “부당하게 적립금을 쌓고 교육 환경은 방치하는 대학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 관계자는 “적립금이 지나치게 많은 대학의 총학생회나 학생단체 등을 중심으로 소송 의사를 파악하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 중 우선 한두 곳을 상대로 소송에 착수하려 한다”고 말했다.

 앞서 6일 경희대·동덕여대·성공회대·이화여대·한양대 학생들은 이화여대 정문에서 대학들의 적립금 관행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달 28일엔 청주대 총학생회가 “학교가 적립금만 과도하게 쌓을 뿐 교육 투자에 소홀하다”며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법원 판결에 의해 촉발됐다. 지난달 24일 서울중앙지법은 수원대 학생 50명이 학교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학교가 원고 학생들에게 1인당 30만~90만원씩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수원대의 적립금은 총 3367억원(2013년)에 이르지만 이 학교가 학생 교육과 관련해 지출한 비용은 전체 등록금의 70~80% 수준에 그쳤다.

 대학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총학생회로부터 피소 위기에 놓인 청주대 관계자는 “우리 학교는 수원대처럼 학생 등록금을 적립금으로 돌려쓴 적 없는데도 학생들이 부정이 있는 것처럼 오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적립금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이화여대(7868억원)의 유성진 홍보부처장은 “적립금은 대부분 외부로부터의 기부를 통해 형성했다. 등록금이 활용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유 처장은 “적립금은 결국 시설 투자·학생 복지·연구 등에 쓰인다. 학교 미래를 위한 ‘종잣돈’인데도 학생들은 부정적으로만 본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곧 적립금의 현황과 배경을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웹툰을 배포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 등록금을 쓰지 않고 남겨 적립하는 일부 대학의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2013년 새로운 회계 기준을 도입했다. 곧 별도 연구팀을 꾸려 대학 적립금의 적절한 규모, 운용 방식 등을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대학 적립금=대학·학교법인이 연구·건축·장학 등 특정한 목적을 위해 모은 기금. 과거엔 건물 신축 등을 위해 학생 등록금을 적립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3년에 교육부가 회계 기준을 새로 정한 뒤엔 기부금, 법인 전입금, 학교의 수익용 재산에서 얻은 수익 등으로만 적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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