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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의 레츠 고 9988] 국민연금 50% 꼼수 … 뭘 어떻게 고쳐도 공무원연금이 유리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보험료 납부기간 평균소득 대비 노후연금의 비율)을 40%에서 50%로 올리자는 주장은 원래 공무원단체가 제안한 것이다. 실무기구에서 이를 끝까지 관철해 합의문에 명시했다. 그런데 왜 공무원단체가 자신들과 관계가 없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물고 늘어졌을까.

이 때문에 결국 공무원연금 개혁마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공무원단체 주장대로 공무원 연금 개혁으로 지출이 줄어드는 돈의 20%를 저소득층 보험료나 출산 지원에 사용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나름대로 명분이 있는데, 소득대체율 상향 주장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국민연금 대체율을 올리면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를 보면 의도를 어느 정도 짐작해볼 수 있다. 33년 가입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33%, 공무원연금은 62.7%다.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의 1.9배에 달한다. 국회에 계류 중인 공무원연금 개혁 법률안이 시행되고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50%로 올라가면 이 격차가 크게 줄어든다. 국민연금은 33년 가입자가 41.25%(40년 가입은 50%), 공무원연금은 56.1%가 된다.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의 1.36배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하려는 이유는 국민연금과 형평성을 기하는 것이다. 양 쪽의 차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가 소득대체율이다. 이번에 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해 다음 정부에서 또 개혁 얘기가 나올 게 뻔하다. 이번에 차이를 줄여 놓으면 그런 압력을 낮추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공무원단체는 지난해 10월 연금개혁 논의가 본격화됐을 때 “공무원연금을 대폭 깎아 ‘반값 연금’으로 만들지 말고 국민연금을 올려 ‘중형 평준화’를 하자”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공무원단체의 주장에 동조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소득대체율을 올리기 쉽지 않아 두 연금의 격차는 여전히 유지될 개연성이 크다. 게다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시행되더라도 여러 가지 조항에서 공무원연금이 우위를 점하게 된다.

소득대체율 산정의 기초가 되는 1년치 연금 지급률이 1.7%로 국민연금 1%보다 높다. 보험료를 부과하는 소득상한선이 715만원(현재 804만원)으로 국민연금(408만원)보다 300만원 높다. 상한선은 고액연금을 동결하는 효과를 낸다. 국민연금은 800만원 이상 벌어도 408만원으로 간주해 이걸 토대로 연금을 산정한다. 고액연금이 나올 수 없다. 170만원이 현재 최고액이다. 반면 공무원연금은 715만원까지 보험료를 매겨 연금(소득비례 부분)에서 유리해진다. 이 덕분에 500만원 안팎의 고액 연금까지도 받을 수 있다.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연령도 공무원이 여전히 유리하다. 국민연금은 60세였다가 2013년 61세가 됐고 5년마다 한 살씩 밀려 2033년에 65세로 늦춰진다.

공무원연금도 2033년에 65세가 되는 점은 같다. 하지만 96년 이전 임용자는 올해와 내년에 57세부터 연금을 받는다. 2년마다 한 살씩 늦춰져 2021년 60세 된다. 개정안이 시행돼도 변함이 없다. 2022년부터는 임용 시기에 관계 없이 모든 공무원이 61세에 받고 단계적으로 밀려서 2033년에 65세가 된다. 96년 이전 가입자의 경우 국민연금은 61세, 공무원연금은 57세로 4년 더 받는다. 61세가 되는 시기도 공무원연금이 9년 늦다.

 보험료를 내는 상한기간도 국민연금은 40년, 공무원연금은 36년이다. 연금 수령 시기에 다른 소득이 있으면 연금을 삭감하는데 국민연금은 그 기준이 204만원(근로소득금액) 이상이고, 공무원연금은 223만원(평균연금액)이다. 유족연금도 약간 차이가 있다. 국민연금은 20년 이상 가입자는 60%, 10~19년은 50%가 나오는데, 공무원연금은 이번에 70%에서 60%로만 낮췄다.

 이번에 의미 있는 조항도 들어갔다. 대표적인 게 이혼하면 연금을 나누는 분할연금 제도 도입이다. 국민연금은 15년 전에 도입했다.

그런데 이혼 후 분할연금을 받는 조건을 갖춘 뒤 3년 이내(제척기간)에 청구하지 않으면 못 받게 했다. 국민연금도 지금은 3년이다. 하지만 너무 짧아서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 2007~2012년 58명이 못 받게 됐다.

이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제척기간을 5년으로 늘리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지난달 30일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공무원연금이 이것까지 따라잡지 못했다.

개선된 것도 있다. 국민연금의 경우 분할연금을 받던 사람이 숨지면 그 연금이 사라진다. 공무원연금은 분할한 전 배우자에게 되돌아가 온전하게 회복된다. 분할연금을 받는 시기는 2016년 60세이다. 국민연금보다 1년 앞선다. 이 연령이 점차 밀려서 2033년 65세가 된다.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보다 불리한 조항도 있다.

보험료율(9%)이 국민연금(4.5%)의 두 배에 달한다. 퇴직수당이 빈약하다. 민간의 39%인데, 이 점도 이번에 개선되지 않았다. 이를 민간의 100%로 높이되 신규공무원부터 국민연금을 도입하려 했으나 없던 일이 됐다. 비(非) 공상 장애연금이 부분적으로 도입됐다.

신성식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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