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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지금이 대한민국 그랜드 비전 만들 때다

한은경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미래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짐 데이터는 한 사회의 미래를 알려면 그 사회가 공유하는 미래상과 함께 그 사회를 지탱하는 상상력과 창의력이 어떠한지 보라고 말한다. 결국 한 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잇는 징검다리는 그 사회 구성원의 실천적 노력에 달려있다는 말이다. 짐 데이터의 미래학 방법론은 그래서 특히 우리나라에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우리는 오로지 수준 높은 인적자원 외에는 부존자원이 매우 척박한 땅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가 가진 생존의 지렛대는 우수한 인력과 창조적 기술력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경제의 핵심인 수출이 그런 사실을 잘 입증한다. 2014년 전체 수출의 30%를 정보통신기술(ICT)가 차지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ICT조차도 중국의 추격을 염려하고 있다. 이런 미묘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모습의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묻고 싶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국민들이 성취하고자 공감하는 미래상이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선진한국, 통일한국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 내용은 공허하다. 정치적 이견, 경제적 계층갈등으로 사회구성원 전체가 공유하는 사회적 가치, 즉 그랜드 비전은 찾아볼 길이 없다. 그래서 감히 주장한다. 이럴 때는 정치·경제·사회적 변수를 포함한 이념적 미래상에 집착하기보다 과학기술문명 차원에서 어떤 미래사회를 만들어야 할지 먼저 고민하자고 말이다. 그것이 사회적 합의, 즉 그랜드 비전에 이르기 편하다.

 그래서 최소한 40~50년 후에 다가올 우리 미래상을 ICT를 기반으로 그려보자. 그것이 온 국민이 공유할 수 있는 구체적인 미래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과학기술계에서 진행 중인 연구개발(R&D)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그것이 미래를 향해 어떤 횃불을 밝힐지 과학기술 분야의 수학적 언어를 인문학적 언어로 번역하고 대중에게 스토리텔링 해야 한다. 그런 과학적 소양을 갖춘 작가들이 나서서 과학기술계와 대중문화 사이의 간극을 메워야 한다. 온 사회에 과학적 상상력과 창의성이 넘치도록 각종 강연과 문화활동을 활발하게 추진해야 한다. 그렇게 마련된 창조적 에너지와 미래상을 그랜드 비전을 구축하는 첫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그 다음은 우리의 실천적 노력이라는 문제가 남는다. 2015년 R&D 관련 국가예산은 18조8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ICT R&D 예산은 약 1조원 규모이다. 무역수지 흑자 견인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최근 연구성과 부재, 연구 생산성 저조, 예산 집행관리 소홀 등 비판적인 시각도 있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을 담그지 않을 수는 없다. 비판은 겸허하게 수용하고 국가 R&D 관리를 위한 보다 치밀한 시스템 정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동시에 우리의 생존을 위한 미래투자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세계경제는 점점 더 치열한 기술경쟁 시대가 될 것이다. 이를 대비한 투자 확대와 지원체계 강화가 우리 사회의 미래 청사진과 직결될 것이다.

한은경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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