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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야마 “안보나 영토 문제는 다자주의로 풀어야”

중앙일보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6일 연 ‘중앙일보-CSIS 포럼’. 왼쪽부터 사회를 맡은 문정인 연세대 교수, 마이클 그린 미 CSIS 아시아담당 선임 부소장,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부장관, 박철희 서울대 교수. [오종택 기자]

‘아시아 패러독스 50년-새로운 기회와 도전’ 주제의 세션은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가 “동북아에서 다자주의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연설로 시작했다. 연세대 문정인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 세션에서 토론자들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와 미·일 동맹 강화 등을 놓고 열띤 공방을 펼쳤다.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중국은 사드와 관련해 한국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으며 한국이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강경 발언을 내놨다. 마이클 그린 CSIS 아시아담당 선임 부소장은 “AIIB도 입증이 안 됐다”며 “(AIIB의 자금이) 중국 국영기업을 우선순위로 불투명하게 배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시아 패러독스란 지역 내 국가 간 경제 분야 상호의존도는 높아지는데 외교·안보 분야의 긴장은 고조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다음은 발언 요지.

 ▶프랜시스 후쿠야마=동아시아 다자주의는 어떤 제도적 구조로 설계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중국이 경제 분야에서 AIIB를 들고 나온 것은 흥미롭다. 이는 중국이 추구하는 동아시아 다자주의 제도를 보여준다. 그러나 안보나 영토 분쟁과 관련해서는 다자주의적 제도가 없다. 영토 분쟁을 지금처럼 양자 관계로 접근하는 것은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다. 다자화된 구조에서 논의해야 한다.

 ▶리처드 아미티지=미국도 (일본에 대한) 한국의 강한 감정(raw emotions)을 잘 이해한다. 그러나 아시아의 군비 경쟁은 일본이 아닌 중국 때문에 시작됐다. 중국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그러나 걱정할 건 없다. 미국은 중국을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양국 모두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며 전염병 방지 등 현안과 관련한 협력은 (양국 관계에) 도움이 된다. 탄탄한 민주주의 국가끼리는 싸우지 않는다. 한·중·일 고위급에서 3자 체제를 가동시키면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걸로 본다.

 ▶마이클 그린=중국은 AIIB와 같은 다자 체제를 운영해본 경험이 없다. AIIB 참여국이 향후 논의에서 투명성과 거버넌스를 도입해야 한다. 사드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필요하다. 중국은 사드가 중국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그렇지 않다. 한·일 관계에서는 일본에 대한 한국의 인식과 세계의 인식이 다르다는 점을 짚어두고 싶다. 물론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어떤 설명을 하려 해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른 분야에선 얘기가 다르다. 예를 들어 국가신뢰도 조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일본은 4위를 기록했다. 일본을 평화에 대한 위협으로 보는 국가는 한국·중국뿐이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사드가 북한의 위협을 제어할 수 있는 효과적 기제라는 입증만 된다면 지지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큰 비용을 들여 가며 도입할 시스템이라 보지 않는다. 외교·군사적 비용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미·중이 가까워지면 한국은 환영하지만 일본은 소외감을 느낀다. 일본이 미국의 안보 파트너가 된다면 군비 경쟁이 생길 수 있으며 역사상 이런 경우에 최초의 희생자는 항상 한국이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일본이 지금은 돌고래이지만 언제 범고래(killer whale)로 변모할지 모른다. 일본의 과거사 인식도 문제다.

◆특별취재팀=신경진·전수진·유지혜·하선영·왕웨이(인턴)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중앙일보-CSIS포럼=중앙일보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한·미의 대표적 외교·안보 전문가들을 초청해 한반도 주변 상황을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해 온 연례 포럼. 2011년 출범해 올해로 5회째다. 1962년 설립된 CSIS는 미 정부의 안보·외교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세계적 싱크탱크다. 역대 미 행정부와 의회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다수 참여하고 있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국가안보보좌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등이 자문위원으로 활동한다. 미 펜실베이니아대가 선정한 ‘2015 외교안보 싱크탱크 순위’에서 지난해에 이어 세계 1위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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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