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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일자리 만들 수도권 공장 규제 장벽은 여전”

격리된 ‘갈라파고스 제도’처럼 한국에만 있는 규제의 대명사로 통하는 사례가 있다. 바로 ‘천송이 코트 논란’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대박을 터뜨렸지만, 정작 국내 쇼핑몰의 엄격한 본인 확인 때문에 중국인들이 여주인공 코트를 구매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자 금융위원회·미래창조과학부가 나섰고 ‘엑티브X’와 ‘공인인증서’ 같은 보안프로그램의 의무 사용 조항을 폐지했다. <2014년 3월 14일자 B3면

 ‘천송이 코트’ 사례를 포함해 정부가 스스로 매긴 ‘규제개혁 성적표’는 ‘A+’에 가깝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1년간 두 차례의 장관회의를 통해 제기된 기업의 애로사항 77건 중 76건이 개선됐다고 6일 밝혔다.

 또 ‘손톱밑 가시’로 불리는 민원성 규제도 288건 중 286건이 해결됐다고 발표했다. 국무조정실과 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 등으로 구성된 ‘민관합동 규제개선추진단’이 현장을 찾아 다니며 ▶먹는 샘물 공장에서 탄산수 생산이 가능케 하고 ▶농업진흥지역에 인접한 공장의 증설을 허용하는 등 많은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규제의 ‘체감 온도’는 낮다. ‘천송이 코트’만 해도 그렇다. 현장에선 아직 제약이 많이 따른다. 카드사들은 올 초부터 범용프로그램(exe파일)이나 자체 개발한 보안프로그램을 쓰고 있다. 하지만 결제에 앞서 프로그램을 추가로 깔아야 한다는 불편은 여전하다. 일부 카드사는 ‘간편결제’를 통해 공인인증서 없이 인터넷 쇼핑이 가능케 했지만 이번엔 보안이 문제로 떠올랐다. ‘사전 인증’ 한 번으로 언제든 결제가 가능해 부정사용 위험이 커진 것이다.

 기업들도 여전히 불만이다. 대형 ‘덩어리 규제’들이 아직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규제 완화를 실감하려면 투자가 늘고, 기업들이 사람을 뽑아서, 결국 가계 소득이 늘어야 한다”며 “손톱밑 가시 같은 생활형 규제 완화도 좋지만 핵심 규제부터 손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중 하나가 ‘수도권 규제’다. 서울·경기·인천을 ‘과밀억제·성장관리·자연보전’의 3대 권역으로 나눠 공장·관광시설·대학 등이 들어서는 걸 규제한다. 특히 ‘용인·이천·여주시’ 등 8개 시·군이 들어선 자연보전권역은 수도권 면적의 33%를 차지하지만 저개발 지역이다. 유 본부장은 “땅이 넓어 진출하려는 기업이 많은데 엄두를 못 내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부와 함께 국회도 발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규제개혁 장관회의에 올라온 과제 중 핵심적인 것들은 아직도 국회 심의 중인 게 많다. 예컨대 정부가 법을 고쳐 ▶학교 주변의 관광호텔을 허용하고 ▶원격의료를 단계적으로 추진키로 했지만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다. 최근 전경련이 560개 대기업·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규제개혁이 성과를 내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법령 개선 등의 신속한 후속조치”(55%)를 꼽은 곳이 가장 많았다.

김준술·심새롬 기자 jso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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