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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갑 경고그림, 지나친 혐오감 주면 안 된다는데 …

담뱃갑에 흡연의 위해성을 경고하는 그림을 인쇄하도록 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됐다. 법안에는 담배 제조회사가 담뱃갑 포장 앞뒤 면적의 30% 이상을 경고그림으로, 20% 이상을 경고문구로 채워야 한다는 조항이 담겼다.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벌금 1000만원 이하의 형에 처해진다. 향후 본회의 통과 뒤 1년6개월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된다.

 경고그림 법안은 2002년 처음 발의된 이후 12번째 도전 끝에 국회 본회의까지 올라왔다. 대개 보건복지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2월에는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됐으나 논란 끝에 법안심사소위로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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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안에는 ‘경고그림은 지나치게 혐오감을 주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단서 조항이 붙었다. 이에 따라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 국립암센터 서홍관(가정의학과) 교수는 “폐암이나 후두암, 태아 유산 등을 어떻게 혐오감을 덜 주고 표현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경고를 해야 하는데 동시에 혐오감을 주지 말라는 건 모순”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의뢰로 ‘한국형 담배 경고그림’ 시안을 마련한 서강대 유현재(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도 “담뱃갑 경고그림 부착을 의무화하면서 지나친 혐오감을 줘선 안 된다는 말은 자동차 광고를 만드는데 사람들에게 위화감을 주니까 멋지게 만들지 말라는 얘기와 같다”고 비판했다.



 개정안에 단서 조항을 붙이는 것에는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앞장섰다. 지난 1일 열린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서 김 의원은 “담배 피울 때마다 흉측한 그림을 봐야 하는 건 흡연자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단서를 달 것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담뱃갑 앞뒤 면적 30%로 정한 경고그림 비율도 20%로 낮추자고도 주장했다.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 등이 “혐오감을 느끼도록 해야 효과가 있다”고 맞섰다. 두 시간이 넘는 논의 끝에 비율은 그대로 두되 문구를 추가하기로 절충했다.

 6일 오전에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혐오감이란 건 주관적인 표현이라 사람마다 다른데 어떻게 정할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진태 의원은 “혐오감이란 단어가 10여 개 법에 들어가 있으니 문제가 없다. 흡연자의 과도한 기본권 침해라는 헌법적 고민에서 내린 결론이다”며 주장을 관철시켰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을 함부로 수정하는 건 법사위의 월권이다. 담뱃갑에 꽃 그림이라도 그리자는 말이냐”고 반발했다.

 보건복지부는 단서 조항이 큰 경고그림을 넣는 데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류근혁 건강정책국장은 “준비해 놓은 경고그림의 시안을 보면 다른 나라의 것에 비해 혐오감을 주는 강도가 낮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경고그림의 내용과 형식은 법안 통과 뒤 복지부가 마련할 시행령으로 정해진다. 복지부는 ‘경고그림 제정 위원회(가칭)’를 구성해 경고그림의 기준과 내용을 확정할 계획이다. 위원회에는 보건의료·미디어·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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