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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오리·고양이 소리 … 딱 맞는 악기가 있네요

송일도(左), 정치용(右)
다음 동물들의 소리는 각각 어떤 악기와 어울릴까? 새·오리·고양이·늑대, 그리고 플루트·오보에·클라리넷·호른. 정답은 순서대로다. 이 문제가 어렵지 않았다면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1891~1953)의 영향을 알게 모르게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프로코피예프는 1936년에 ‘피터와 늑대’ 대본을 쓰고 곡을 붙였다. 등장하는 동물·인물을 표현하는 악기를 제각각 정했다. 내레이터가 곡 서두에 악기별 소리를 설명한 후 용감한 피터가 늑대를 잡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내레이션의 배경으로 각 이야기에 맞는 오케스트라 연주가 흘러간다.

 어린이를 위해 작곡된 음악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서양 음악사의 중요한 논제가 들어있다. ‘음악 아닌 것을 어떻게 음악으로 표현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가령 동물의 소리, 전원의 풍경, 문학의 내용, 인간의 마음, 철학 같은 것들이다.

 예술의전당과 중앙일보가 함께 올 한 해 총 6회 주최하는 ‘2015 청소년음악회’의 주제다. 음악이 문학·풍경·몸짓을 어떻게 표현했는가를 알 수 있는 음악을 친절한 설명과 함께 들려준다.

 ‘피터와 늑대’는 9일 공연에서 들을 수 있다. 이날 무대에서는 로시니 ‘세빌리아의 이발사’와 비제 ‘카르멘’ 중 아리아도 나온다. 오페라의 스토리를 음악과 조화시키는 데 명수였던 작곡가들의 음악이다. 특히 이날 무대엔 지난해 중앙음악콩쿠르 우승자인 베이스 송일도(26)씨가 선다. 그는 “오페라의 노래는 가사에 따라 고조되며 스토리를 충분히 설명해 준다”며 “직접적이고 텍스트에 충실한 음악을 들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음악회의 주제는 6·7월 ‘풍경’을 거쳐 10월 ‘문학’, 연말엔 ‘무용’으로 이어진다. 지휘자 정치용이 해설과 함께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이끈다. 정치용은 “청소년 음악회가 단지 학생들의 숙제 제출용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생각”이라며 “수십 가지 악기가 섞여 어떻게 소리 나는지 등 책에서 배울 수 없는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은 12월까지 매달 한 번 열리고 8·9월엔 쉰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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