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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딸에게 어린이날 우승컵 선물” 모처럼 웃은 최철한

제16기 맥심커피배 대회에서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한 최철한 9단. 최 9단은 2013년 12월 제41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이후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하다 이번에 오랜만에 우승컵을 안았다. [사진 한국기원]
최철한(30) 9단이 “어린이날 선물로 11개월 된 딸 수민이에게 우승컵을 선물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5일 서울 마장동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16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최 9단은 홍성지 9단에게 265수 만에 흑 불계승하며 종합전적 2 대 1로 정상에 올랐다. 앞서 지난달 29일 결승 제2국이 끝난 뒤 최 9단은 “마지막 승부가 펼쳐지는 날이 마침 어린이날”이라며 태어나 처음으로 어린이날을 맞는 딸에게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미안함을 우승선물로 풀어주겠다”고 각오를 밝혔었다.

 ‘입신(入神·9단의 별칭)’ 최강을 가리는 이 대회에서 최 9단은 ‘카누 포인트’ 3위로 본선 16강부터 출전했다. 동서식품의 커피 브랜드인 ‘카누’에서 이름을 빌려 온 ‘카누 포인트’는 최근 2년간의 국내외 성적을 합산해 순위를 집계하는 방식이다. ‘카누 포인트’ 상위 20명과 우선권을 받은 4명이 본선 24강 토너먼트를 벌여 최종 결승 진출자를 가려냈다.

 최 9단은 16강에서 최규병 9단을 시작으로, 8강에서 대회 다섯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이세돌 9단을, 준결승에서는 국내 랭킹 2위 김지석 9단을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 첫판에서 해군에 복무 중인 홍성지 9단에게 패했지만 2국과 3국에서 승리하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이번 우승으로 최 9단은 2009년과 2010년 제10∼11기 맥심커피배 우승에 이어 5년 만에 대회 세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상금은 5000만원.

홍성지 9단에게 첫판을 내줬던 최철한 9단(오른쪽)은 2국과 3국을 내리 이기며 역전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 제일 어려웠던 대국은.

 “결승 2국이 제일 어려웠다. 결승 1국에서 져 1대 0으로 몰린 상황이라 심리적인 부담이 컸다. 바둑 내용도 좋지 않았다. 중반전에 홍성지 9단이 물러서면서 내가 밀어붙일 기회를 잡아 역전할 수 있었다. 2국에서 이기면서부터 마음 편하게 바둑을 둘 수 있었다.”

 -결승 3국에서도 대마가 잡히면서 위태로운 순간이 있었다.

 “결승 3국에서는 내가 많이 유리해 안전하게 둬도 됐었는데 무리하게 두다가 대마가 잡혔다. 그때부터 약간 골치가 아파졌는데 그래도 형세가 좋았기 때문에 모양이 잘 정리되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GS칼텍스배에서 우승컵을 목진석 9단에게 내준 후유증이 컸고 그 때문에 결승 1국에서도 맥없이 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후유증이 어느 정도였나.

 “돌이켜보면 당시 GS칼텍스배 결승국은 내가 유리했던 바둑인데 더 득을 보려고 변화를 만들다가 목진석 9단에게 역전패당했다. 이후 중요한 시합에서 5연패를 했다. 5연패는 흔하지 않은 일인데 점점 스스로 의기소침해지는 걸 느꼈다. 계속 지면 진짜 슬럼프가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빨리 연패를 끊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린이날이었는데) 결승 대국이 끝나고 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냈는지.

 “집에 도착하니 거의 밤 10시가 다 됐더라. 결승 대국에 신경 쓰느라고 선물도 특별히 사주지 못했다. 아내(윤지희 3단) 말로는 내가 우승 인터뷰를 할 때쯤 수민이가 자다가 일어나 멍하니 TV로 나를 쳐다봤다고 한다. 수민이와 더 놀아주고 싶었는데 너무 늦어 마음껏 놀지 못했다.”

 -엄마 아빠 모두 프로기사다. 딸도 프로기사로 키울 생각이 있나.

 “아이가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바둑에 관심을 갖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정말 바둑에 대해 궁금해하는 시기가 오면 바둑을 가르칠 계획이다. 아이의 기재를 보고 프로기사로 키울지 말지를 결정할 생각이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국내 대회 결승전은 거의 마무리됐다. 이제 세계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세계대회에서 중국 선수들이 워낙 강하니까 한국이 중국에 밀리지 않도록 내 역할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최철한 9단=1985년 서울생. 97년 입단. 국내 랭킹 6위. 2003년 이후 각종 대회에서 두각. 제8·9·15·16기 천원전 우승, 제47·48·54기 국수전 우승, 제15기 기성전 우승, 제10·11·16기 맥심배 우승, 제10기 GS칼텍스배 우승, 제6회 응씨배 우승, 제7기 원익배 십단전 우승, 제12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우승, 제41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우승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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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