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취재일기] 4개월여 이어진 ‘늘공’의 저항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박현영
사회부문 기자
오랜 기간 민간기업에서 근무하다 공직에 입문한 A씨는 공직사회에서 ‘어공(어쩌다 공무원)’이라고 불린다. 그는 늘공(늘 공무원)에 대해 “민간기업 직원과는 분명 다른, 공무원만의 특수성은 인정하지만 과거 저임금을 받던 공무원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사실 그의 시각은 일반 국민의 시각이기도 하다. 또한 공무원연금 개혁 과정을 지켜본 기자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4개월여 과정에서 늘 마주쳤던 건 ‘늘공’들의 저항이었다.

 공무원연금 개혁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과도한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 개혁이라면 이번 공무원연금법 개정 과정은 실패한 개혁”이라고 말했다. 협상은 내내 위태로웠다. 공무원단체는 협상장을 박차고 나가겠다고 끊임없이 위협했고, 야당은 합리적 조정자 역할 대신 공무원단체와 한 몸이 됐다. 공무원연금 개혁 합의안에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가 끼어들었다. 여당은 최선이 아닌 차선을 택했다. 공무원연금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구조개혁’은 점차 멀어져 기여금(내는 돈)의 비율을 2%포인트(7%→9%) 올리고, 받는 돈은 0.2%포인트(1.9%→1.7%) 내리는 ‘모수개혁’에 합의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도 내는 돈은 5년에 걸쳐, 받는 돈은 20년에 걸쳐 조정하기로 해 재정절감 효과는 20년 후에나 본격 나타나도록 설계했다.

 개혁이 왜 시작됐는지 복기해 보자. 공무원연금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올해는 하루 80억원, 내년이면 하루 100억원씩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상황을 어떻게든 해결해보자는 것 아니었나. 재정건전성을 높이고, 국민연금과 형평을 맞추자는 목표가 있지 않았나. 안타깝게도 어느 한 가지에도 제대로 다가가지 못했다.

 지난 2일 여야가 합의했던 개정안에 따르면 당장 내년에 국민 세금 투입이 하루 59억원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그래도 2022년에는 도로 하루 100억원이 된다. 6년 뒤 올해와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금 공무원연금 개혁이 시급했다면,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추세에 따라 6년 뒤엔 더 급해질지 모른다.

 공적 연금 개혁은 이해당사자가 많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 스웨덴과 오스트리아는 공적 연금 개혁에 8년씩 걸렸고, 영국과 일본은 5년째, 4년째 진행 중이다. 우리는 지난해 2월 박근혜 대통령의 공무원연금 개혁 주문 이후 1년4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해결하려고 했다. 짧은 논의 기간만큼 개혁의 수준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그마저 어제 국회 처리가 무산되면서 사회적 개혁 과제를 논의하는 방식 자체를 되돌아봐야 할 또 하나의 과제가 주어졌다.

박현영 사회부문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