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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무원연금 개혁도 소화 못한 한심한 대한민국

어제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가 결국 무산됐다. 공무원연금을 개혁할 능력이 안 되는 정치권이 더 엄청난 국민연금에 발을 잘못 들여놓는 바람에 엉망진창이 됐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물 건너간 것을 넘어 엉뚱하게 국민연금마저 들쑤셔 신뢰의 위기까지 자초했다.

 우리 사회는 이번에 밑천의 바닥을 드러냈다. 청와대는 비평만 늘어놓았고 여야는 이해당사자인 공무원단체를 협상에 끌어들이는 바람에 시종일관 끌려다녔다. 여야는 노장년층의 표를 의식해 그들의 노후와 기득권 유지에만 신경을 쏟았을 뿐, 앞으로 닥쳐올 부담은 청년층과 미래 세대에 몽땅 떠넘겨 버렸다. 여기에 자극받은 20·30세대가 국민연금에서 대거 이탈하지 않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여야는 이달 중순 원 포인트 국회를 추진할 모양이다. 이제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같은 말도 안 되는 문구는 잊어야 한다. 오로지 공무원연금 개혁에만 집중해야 한다. 이번 사태에서 배운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는 뼈아픈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그래야 정치권이 이번의 실패를 제대로 공무원연금을 개혁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

 그간 도마에 올랐던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중요한 것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졸속 개혁으로 인해 거들떠보지도 못했던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통합이 최우선 검토 대상이 돼야 한다. 지급률을 1.9%에서 1.7%로 0.2%포인트밖에 깎지 못해 재정 절감 효과가 당초보다 84조원이나 줄어든 점도 손봐야 한다. 지급률을 20년에 걸쳐 서서히 깎도록 꼼수를 부리는 바람에 40대 중반 이상의 공무원들이 빠져나가게 설계한 것도 바로잡는 게 맞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여야 정치권이 마음대로 정할 사안이 아니다. 나라의 미래와 2113만 명 국민의 노후가 달린 일이다. 2060년 기금 고갈을 전제로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되 보험료는 1%포인트만 올리겠다는 야당의 주장은 소가 웃을 일이다. 적립금을 당겨 쓴 뒤 그때 가서 필요한 만큼 매년 보험료를 걷는 부과 방식으로 가자는 뜻인데, 현재 9%의 보험료에도 허덕이는 국민들이 25%의 보험료를 감당할 수 있을까. 후손들에게도 볼 낯이 없다. 국민연금에 손대려면 국민 동의를 먼저 구하고 엄중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

 이번 사태는 정치권이 어설프게 연금 개혁에 손을 댔다가는 어떤 재앙을 맞는지, ‘연금의 정치화’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표를 계산하느라 공무원단체에 휘둘리면 어떤 꼴을 당하는지도 깨닫게 해줬다. 원 포인트 국회까지 짧은 시간에 문제점을 보완하되 그게 미흡하다면 공무원단체를 뺀 논의기구를 만들어 근본적 개혁안을 마련하는 게 낫다. 행여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수치를 40%와 50% 사이 적당한 지점에서 야합하려고 들지 말라. 실수는 한 번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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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