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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백 메운 대법원, 한명숙 사건 속도 내야

박상옥 대법관 임명동의안이 6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야당 의원들이 모두 빠진 가운데 여당 단독으로 투표가 이루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박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상정 연기를 요청했다. 하지만 정 의장은 “야당이 끝까지 협조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의장으로서 단호하게 결정해야 된다”며 직권상정 철회 요청을 거부했다. 박 대법관 후보 임명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의지를 표시한 것이다.

 박 대법관 후보 임명이 지연되면서 지난 2월 17일 퇴임한 신영철 전 대법관 자리는 80일째 공석 상태다. 신 전 대법관이 속했던 대법원 2부는 원래 4명이 해야 하는 재판을 3명(이상훈·김창석·조희대 대법관)이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2부에 배당된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전 국무총리)의 불법정치자금 사건과 이재현 CJ회장의 횡령·탈세 사건 등 중요한 사건들의 선고가 미뤄지고 있다. 특히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은 2013년 9월 2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한 이후 대법원에서 1년8개월 동안 머물러 있다.

 사실 박상옥 대법관 임명이 늦어지기 전에도 한 전 총리 사건은 늑장 처리 논란에 휩싸였었다. 한 총리가 불구속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평균 8개월인 상고심 처리기간에 비해 선고가 상당히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이 박 대법관 후보 임명에 계속 시비를 걸었던 이유도 한 전 총리 사건 선고를 최대한 지연하기 위한 시도라는 해석도 나왔다.

 한 전 총리의 혐의는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9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것이다. 증거의 신빙성 등 사실관계를 놓고 다툼이 있겠지만 법리적으로는 그리 복잡한 사안이 아니다. 법률심인 대법원에서 이렇게 오래 시간을 끌 사건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법조계에서 재판은 신속하게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할 때 자주 인용하는 말이다. 대법원은 대법관 구성이 마무리된 만큼 한 전 총리 사건 등 지연된 재판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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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