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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그림책에 남녀 성역할 고정관념 여전"

일부 초등학교 교육도서에 여전히 남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묘사가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성균관대학교에 따르면 성균관대 아동청소년학과 현은자 교수와 설려나ㆍ홍지민 연구팀은 ‘초등교육 과정 1ㆍ2학년 국어교과서 수록 그림책에 나타난 성역할 분석’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논문은 최근 ‘어린이문학교육연구’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지난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가 편찬해 2013년부터 사용된 초등학교 1ㆍ2학년 국어와 국어활동 교과서에 수록된 그림책 59권에 나타난 등장인물들의 성 역할을 분석했다.

분석결과 그림책에 나타난 등장인물 297명의 성별 출현 분포는 중성(162명ㆍ41%), 남성(123명ㆍ31%), 여성 (111명ㆍ27%)의 순이었다. 등장인물 중 남성과 여성의 수는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성별에 따른 직업과 활동 내용에서는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림책에서 성인이 등장한 횟수를 따져봤을 때, 남성은 총 45회 등장한 가운데 통계청의 한국표준직업 분류에 들어가는 특정 직업을 지닌 경우는 28회(61.9%)였다. 반면 여성은 총 54회 등장했지만, 특정 직업이 있는 것으로 그려진 것은 15회(27.8%)에 그쳤다.

직업의 종류도 남성의 경우 댄서ㆍ요리사ㆍ의사ㆍ연구원ㆍ농부ㆍ우체부ㆍ왕ㆍ군인 등 20가지로 다양했으나 여성은 간호사ㆍ어린이집 교사ㆍ궁녀 등 6개에 그쳤다. 특히 여성은 직업을 알 수 없는 모습으로 등장한 횟수가 39회에 달했고, 22회는 집에서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는 전업 주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남성은 의사ㆍ고위 관리자ㆍ연구원 등으로 그리고 여성은 간호사ㆍ교사 등으로 묘사하는 것은 성역할 고정관념이 남아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등장인물의 활동 내용을 분석했을때는 남성과 여성 모두 놀이나 여가활동을 하는 모습이 가장 많이 나왔다. 그러나 남성과 여성의 활동 내용을 비교하면 남성은 일상생활을 하거나 직업 활동을 하는 모습이 자주 나온 반면 여성은 가사노동을 하는 모습이 주로 그려졌다. 연구팀은 “여성의 가사 노동 활동은 남성의 가사 노동보다 약 4배 정도 자주 그려졌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직업 종류도 다양해졌지만, 학교 수업에 쓰이는 그림책들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초등학생들의 균형 잡힌 성역할 학습을 위해서는 초등 교과서에 수록되는 그림책 제재에 대한 다각도의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채승기 기자 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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